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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증안펀드 출자기관 자금회수에 법인MMF '휘청'금융기관 이탈, 일주일새 13조 ‘썰물’…자산매각 불발시 ‘환매제한’ 우려

이민호 기자공개 2020-04-01 08:05:2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증권시장과 채권시장에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법인용 머니마켓펀드(MMF)가 의외의 역풍을 맞고 있다. 펀드 출자약정에 나선 금융사들이 출자금 마련을 위해 일부 자금을 MMF 인출금으로 충당하면서 MMF 설정액이 위축되고 있다.

MMF 운용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가뜩이나 환매 러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환매연기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들이 법인용 MMF에서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들의 MMF 투자금 현금화가 본격화될 기미를 보이는데다 특히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출자금 마련 수요가 설정액 감소에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 운용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애초 법인용 MMF에서 매분기말 결산시점에 일부 자금을 매번 거둬들였지만 이런 계절적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최근 환매 속도는 평소보다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뿐 아니라 우량기업 회사채까지 편입하는 신종MMF에서 자금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까지 영향을 미치자 불안감을 느낀 기관수익자들이 현금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운용업계는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조성하는 증안·채안펀드에 금융사들의 자금을 동원하면서 법인용MMF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이들 펀드의 조성 계획을 처음 내놓은 이후 24일 증안펀드는 10조7000억원, 채안펀드는 20조원 규모로 다음달 본격적으로 시장에 투입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증안펀드와 채안펀드가 출자 요청이 있을 때마다 자금을 공급하는 캐피탈콜 방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증권유관기관·은행·증권·보험사가 대거 동원될 흐름을 보이면서 이들 금융사가 당장 현금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됐다는 평가다. 금융사들의 유휴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법인용MMF는 환매요구 다음 영업일(D+1일)에 바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매번 현금 수요가 높아질 때마다 가장 먼저 설정액이 크게 축소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증안·채안펀드 조성 발표 직전인 지난 18일 123조6510억원이었던 전체 법인용MMF 설정액은 26일 110조6034억원으로 6영업일 만에 13조원 이상 유출됐다. 증안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한국증권금융 등 증권유관기관을 포함해 NH농협은행 등 은행과 KDB생명 등 보험사가 이미 법인용MMF에 넣어둔 대부분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운용사 관계자는 “일부 대형 금융사에서 MMF 자금을 대거 회수하며 이미 운용사 몇 군데가 크게 휘청한 상황”이라며 “다음달부터 채안펀드가 시장에 투입된다고는 하지만 이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 일부를 MMF에서 빼가면서 당장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운용업계는 이들 금융사의 현재 법인용MMF 환매가 향후 대규모 펀드런까지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편입자산에 대해 장부가평가가 가능한 MMF 특성상 수익자로서는 시장 불안기에 미래 손실 회피를 위해 타수익자보다 먼저 자금을 인출하려는 수요가 발생한다. 시장 영향력이 큰 금융사의 환매요구가 하나 둘 시작되면 불안감이 증폭된 타기관의 환매요구도 잇따른다.

이 때문에 MMF 운용사로서는 환매대응을 위해 편입자산을 일시에 현금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최근 CP 금리가 급등하는 등 단기금융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편입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무기한 환매연기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B 운용사 관계자는 “MMF 운용사로서는 다음달 투입될 20조원 채안펀드보다 당장 몇 백억원이 더 귀한 상황으로 대형 금융사들의 환매 러시는 시장 혼란을 증폭할 뿐”이라며 “MMF에서 돈을 빼내 채안펀드를 조성하고 이 펀드자금으로 다시 MMF 매각물량을 받아내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안·채안펀드 조성이 법인용MMF 설정액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사에서 증안·채안펀드 출자금은 장기자금으로, 법인용MMF 투자금은 단기자금으로 각각 분리해 운용하고 있어 애초 자금용도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C 운용사 관계자는 "채안기금은 일단 투입되면 몇 년 묶이는 장기자금인 반면 MMF는 단기 유동성 성격으로 투자용도 자체가 다른 것으로 안다"며 "최근 법인용MMF 감소액은 매년 반복된 계절적 요인의 오차범위 내에 있으며 오히려 채안기금 조성 발표 이후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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