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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이통사 인수시 조단위 콘텐츠 투자 부담헬로비전·티브로드 때도 3조~4조 투자 조건…PP 등 이해관계자 반발 고려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06 08:28:0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식 매물로 나온 현대HCN의 주요 원매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로 좁혀지고 있다. 누가 인수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 단위 콘텐츠 투자가 조건으로 걸릴 가능성이 크다.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 인수·합병(M&A) 때도 과기부는 3조~4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조건으로 걸었던 전례가 있다.

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을 위해 오는 11월 현금성자산 등을 제외한 사업부를 물적분할로 떼어낸 뒤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 등으로 자문단을 꾸리고 원매자들을 상대로 사전접촉을 시작하고 있다.

주요 원매자는 이통 3사가 꼽힌다. 이들은 가정용 유선인터넷, 휴대폰, 인터넷전화 등을 IPTV와 세트로 묶어 제공하는 결합할인 제도가 강점이다. 케이블TV(CATV), 인터넷전화 등의 가입자를 모바일 가입자와 연결해 결합력을 강화시키면 TV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현재 유료방송(IPTV+위성방송+CATV) 가입자 수는 KT가 1000만명이 넘지만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800만명대 수준이다. M&A 여부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추격권 안에 있다.

오히려 이런 이유 때문에 이통사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게 나온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에 반발하기도 했다.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이통사들이 협상력 우위를 내세워 프로그램를 제작·공급하는 PP(Program Provider)들에 불공정한 조건을 내밀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중소 SO와 PP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IPTV를 운영하는 이통사들이 MSO를 인수·합병한 후 콘텐츠 차별화보다 마케팅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거셌다"며 "이들이 결합상품으로 가격경쟁을 벌이면 PP가 가격 후려치기의 희생양이 되고 이는 콘텐츠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M&A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과기부의 심의를 거친다. 합병할 경우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동의도 필요하다. 과기부와 방통위의 M&A 심사과정이 졸속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과기부는 결국 여러 조건을 걸었다. 그 중 하나가 조 단위 콘텐츠 투자 약속이다.


SK텔레콤 및 합병법인(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은 향후 5년 동안 4조621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시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과거 5년간(2014~2018년) 투자규모 대비 78.9%(1조 791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과기부 심사과정에서 당초 3조4000억원 정도가 거론됐으나 최종안에는 4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LG유플러스 역시 LG헬로비전 인수승인 조건으로 향후 5년간 3조7962억원(LG유플러스 2조6723억원+LG헬로비전 1조1239억원)의 콘텐츠 투자를 약속했다. 이통사가 현대HCN을 인수·합병할 경우 마찬가지로 수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 조건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통사 관계자는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도 방송·통신 융합의 큰 흐름으로 가야한다는 공감대가 정부 안에 형성되자 M&A 승인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며 "과기부가 글로벌 미디어기업의 영향력 확산에 대응, 고품질 콘텐츠 개발 및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주문한데는 이런 고민이 담겨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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