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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SKB 상장 숙제 안은 SKT, 인수전 참여에 무게FI 유치 당시 IPO 약속…밸류업 차원서 검토할듯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07 09:50: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3: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물로 나온 현대HCN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SK텔레콤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출범 예정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에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며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약속한 SK텔레콤이 IPO를 위한 밸류에이션을 맞추기 위해서는 가입자 확보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매각 자문단을 꾸려 매각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물적분할될 예정인 현대HCN은 향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이 진행된다. 매각대상은 현대HCN과 현대미디어의 지분 100%다.

◇통합 SK브로드밴드, IPO 실패시 원금에 이자까지 갚아야

IB업계는 통신 3사의 현대HCN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태광그룹의 티브로드(t-broad)와 합병시킨 SK텔레콤의 움직임은 가장 큰 관심거리다. 2019년 상반기 현대HCN의 가입자 수 평균은 134만5365명으로 시장점유율은 4.07%다. SK브로드밴드를 앞세워 인수에 나설 경우 시장점유율은 28.1%로 오르지만, 공정거래 관련 이슈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달 말 출범하는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가 FI로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유치하며 5년 내 IPO를 예고한 상황은 현대HCN 등 유료방송 인수 움직임에 무게를 싣는다. FI는 총 4000억원을 투자해 합병법인의 지분 8% 가량을 보유할 예정이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추후 IPO를 통해 구주매출로 투자금을 회수하도록 구조가 짜여졌다.

물론 FI는 IPO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과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도 부여 받았다. SK텔레콤 입자에서는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이미 보장해준 상황인 만큼, IPO를 시도해 FI의 수익률을 보전하고도 남을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게 관건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상장을 하지 않으면 FI 몫의 원금과 이자를 되돌려주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며 “IPO가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FI로 갈아끼울 수 있지만 앞선 FI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장해주어야해 현실성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과거 티브로드 IPO, ARPU 상승 전략은 실패

문제는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맞추느냐의 문제다. 과거 티브로드가 상장에 실패한 경험에서 미뤄볼 때 빠른 시간 내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를 끌어올려 EV를 배가하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다. 대신 가입자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원하는 밸류에이션으로 IPO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4년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JNT인베스트먼트는 티브로드의 구주 10%와 전환우선주 10%에 20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당시 2017년을 기한으로 IPO를 완료한다는 주주간 계약이 체결됐다. 이후 티브로드는 1조원의 기업가치(EV)를 내세워 IPO에 나섰지만 악화된 실적과 차가운 전망 속에 IPO에 실패했다.

당시 티브로드는 FI의 투자 이후 디지털케이블TV로의 전환 등 ARPU를 올리기 위한 전략을 강구했으나, 실적 개선은 커녕 투자비용 증가와 가입자 순유출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지는 상황을 겪었다. 이미 IPTV가 장악한 고급형 시장과 8VSB 등 저가형 시장의 유료방송 이중구조가 고착화된 뒤였기에 ARPU를 올리는 전략은 유효하지 않았다.

가입자 유지와 ARPU 상승을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공동으로 추진한 동등결합 상품 역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17년 티브로드 등 SO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와 자사 케이블TV·인터넷을 묶은 상품을 출시했으나 출시 1년이 되도록 가입자 수는 채 1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이미 결합상품 가입률이 80%를 넘긴 상황에서 밸류업 전략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결합상품·고급형 등 ARPU 전략 대신 '가입자 확장 전략'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 등 케이블 SO를 추가 인수할 경우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기존 점유율을 기반으로 결합상품 등 ARPU를 높이는 전략을 노리기보다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가입자 수를 끌어올려 IPO 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려는 전략이 실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입자 수가 많아지면 낮은 ARPU를 상쇄하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는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중 40% 가량을 저가형 상품인 8VSB 고객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아날로그케이블TV 선로를 그대로 이용해 디지털TV를 시청하는 고객으로, 별도의 셋톱박스 등 장비 없이 지상파방송의 전송방식을 이용해 케이블TV를 시청한다. 정부는 성공적인 디지털TV 전환을 위해 해당 상품의 가격인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들의 ARPU를 올리기 위해선 셋톱박스를 통해 VOD 서비스 등을 제공해야하지만, 고급형 상품에 가입할 명분은 적다. 결합상품 등이 출시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전환비율도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 고객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한 만큼 가입자 확보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가입자 확보가 IPO의 전략이라면 저가형 상품의 고객을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저가형 상품과 고급형 상품으로 양분된 이중구조”라며 “밸류에이션 차원에서 낮은 ARPU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가입자 수를 최대한 확보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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