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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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ELS 판매 '올스톱', 증권사가 주도권 잡나 판매잔고 상한제에 조기상환 지연 겹치자 '발목'…증권사, 고쿠폰 마케팅 '박차'

최필우 기자공개 2020-04-08 13:08:0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7: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판매 채널 판도에 변화가 점쳐진다. ELS 판매 채널 중 가장 큰 손인 시중은행은 판매잔고 상한제 영향으로 조기 또는 만기 상환 고객에게만 신규 물량을 판매하고 있다. 그간 발행과 헤지 운용에 초점을 맞췄던 증권사들은 고쿠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 판매 주도권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시중은행, 상환금액 만큼만 재판매 가능

금융감독원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은행 신탁이 인수한 ELS(ELB 포함) 금액은 12조원이다. 이는 전체 발행 물량의 66.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중에 발행되는 ELS 10개중 6~7개가 은행에서 판매된 셈이다.


은행신탁이 ELS 판매 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였다. 2018년 한해 동안 발행된 물량의 53.4%가 은행에서 판매되면서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019년 상반기에는 58.2%로 점유율이 높아졌고, 3분기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증권사에서 지난해 3분기 일반공모를 통해 모집한 금액은 3조2000억원으로 17.9%에 그쳤다. 은행의 4분의 1 수준이다.

올해부턴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 여파로 은행의 점유율 상승세가 꺾일 전망이다. 금융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은 ELS 판매 잔고를 지난해 11월말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은행 고객들이 투자 성향에 비해 지나치게 큰 금액을 파생상품 투자에 쓰고 있다고 보고 판매잔고를 제한하기로 했다.

여기에 증시 급락 여파로 인한 조기상환 지연이 겹치면서 은행권의 ELS 판매는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판매 잔고 상한제를 지키려면 만기 또는 조기상환 물량이 발생했을 때만 신규 판매가 가능하다. 3월 한달간 유로스톡스50과 S&P500이 15%를 웃도는 하락폭을 기록하자 평가일이 도래한 모든 물량이 상환에 실패했고 신규 판매도 중단됐다.

지수 급락 구간에서 판매가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은행은 ELS 판매사로 매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ELS는 지수가 급락하는 기간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쿠폰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또 ELS 평가일과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판매사가 마케팅을 강화할 여력이 생긴다. 하지만 판매잔고 상한제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조기상환이 지연되면 상품성이 좋은 ELS가 발행되도 판매가 불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에 장기간 투자해 재미를 본 고객이 찾아와 왜 신규판매를 하지 않냐고 문의하고 있다"며 "ELS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고객들이기 때문에 증권사 창구를 이용해 고쿠폰 수혜를 입으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헤지손실 폭 줄여야하는 증권사, 발행 확대 '사활'

은행권 ELS 판매가 멈춰선 가운데 증권사는 판매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증권사 고객은 은행 고객에 비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30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ELS 24185호는 스텝다운형 구조를 취하고 연 13.2% 수익률을 제시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되기 전 4~5% 수준이였던 쿠폰 금리가 두세배 뛴 셈이다.

대형사는 헤지 운용 측면에서도 발행을 확대해야 할 니즈(needs)가 충분하다. 자체 헤지 북을 운용하는 대형 증권사는 지난달 지수 급락으로 상당한 규모의 헤지 운용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손실 만회를 위해선 지수 저점 구간에서 헤지 포지션을 늘려야 한다. 은행을 거치는 발행 길이 막힌 만큼 자체 판매를 늘려서라도 헤지 포지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몇몇 대형사는 마진콜 리스크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도 "헤지 운용 손실폭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신규 발행과 포지션 구축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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