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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보다 주가 부양?..한온시스템 최대주주 속내는 분기배당 맞먹는 자사주 취득…"외국인 투자 비중 높아, 주주가치 제고"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07 08:31:5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199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 이익 환수가 최우선으로 여겨지는 사모투자펀드(PEF)인 최대주주 한앤컴퍼니가 배당 이익 극대화보다 자기주식 취득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행보로 여겨진다.

한온시스템은 최근 주식가격의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NH투자증권과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종료일은 2021년 3월19일이다.

현재 한온시스템이 보유한 자사주는 0%다. 지난 3일 한온시스템 종가는 8250원이다. 최근 주가흐름을 감안할 때 400억원을 들여 취득할 수 있는 자기주식 규모는 484만8484주로, 500만주에 조금 못 미친다. 한온시스템의 총 발행주식수(5억3380만주)를 감안하면 취득 이후 자기주식 규모는 0.9% 수준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에 앞서 지난 2월 11일 이사회를 열고 427억원의 분기 배당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 달 여가 지난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내렸다. 자기 주식 취득 규모는 분기 배당과 엇비슷한 규모다.

한온시스템의 자사주 취득은 1996년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15년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로도 자기주식 취득이 없었다. 현재 한온시스템 최대주주는 한앤컴퍼니로, 지분 50.5%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19.49% 지분을 보유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진이 한온시스템의 주요 이사회 멤버라는 점에서 이사회의 배당 결정 및 자기주식 취득 결정은 사실상 최대주주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PEF의 경우 통상적으로 이익 환수를 최우선 목표로 여긴다는 점에서 한온시스템의 자사주 취득은 다소 의외의 결정으로 여겨진다. 500억원을 자기주식 취득이 아닌 배당으로 돌릴 경우 배당을 통한 환수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자기주식 취득 목적을 주식가격의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1만원을 상회하던 한온시스템 주가는 최근 8000원 안팎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우려로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친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것은 한온시스템뿐만이 아니다.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쌍용양회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쌍용양회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하지 않았다.

물론 회사마다 보유 현금 주머니 사정이 다르고, 향후 자금 흐름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 한온시스템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3328억원이다. 같은 기간 1년 이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는 4252억원이다. 보유 현금 자산과 향후 자금흐름을 감안할 때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기주식 취득이 단순한 주가 부양 이외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 취득 기간이 향후 1년 이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통 주가 부양 차원의 자기주식 취득의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이내 주식 취득을 완료한다.

한온시스템이 자기 주식 취득 결정을 내리기 전 금융당국은 회사가 원하면 금융위 승인을 거쳐 취득신고 주식 전체를 하루 만에도 사들일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발행주식 총수의 1% 이내였던 1일 자사주 신탁 취득 한도를 신탁재산 총액까지 허용했다. 굳이 1년에 걸쳐 자기주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단 의미다.

결국 단기적 관점에서 일시에 돈을 쏟아부어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주가 흐름 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한 시기에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주식 취득 기한이 내년 3월임을 감안해 내년 한온시스템 매각이 본격화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2017년 한때 1만4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당시 고점 대비 현재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한온시스템은 주가 부양 이유를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데서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의 자기 주식 취득이 매각과 크게 관련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면서 "한온시스템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20% 수준으로 동종 업계 대비 높은 편인데, 이같은 점이 주가 부양 필요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와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율은 약 70%다. 나머지 30% 가운데 20%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6.07%)까지 감안하면 외국인 보유 지분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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