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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KT 자문사로 삼정 선임…인수작업 구체화 될까딜라이브 투트랙 검토 가능성…완주 여부 관심사

노아름 기자공개 2020-04-08 10:39:0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해왔던 KT가 현대HCN 매물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KT가 우선 현대HCN 인수전에는 참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완주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관전평을 내놓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현대HCN 인수 추진을 앞두고 실사를 위해 최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임했다. KT가 매물검토에 비용과 시간을 들이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린 점을 감안하면 현대HCN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이후 KT 측 판단에 시장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경쟁 입찰을 결정할 당시만 해도 그룹 내부에서는 KT의 현대HCN 인수의지가 높다고 파악하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KT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현대HCN 매각 본격화를 앞두고 자문사 선임 등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매각 공식화 이전에 KT를 제외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찾아 사전에 마케팅을 진행, 잠재적 원매자들과 교감을 쌓으려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동통신사 3사 중에서는 KT를 진성 원매자군에서 제외했던 셈인데 딜이 무르익은 이후 KT의 인수의지를 어느 정도로 가늠하고 있는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제한성을 감안하면 KT가 복수의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종합유선방송(MSO) 등 경쟁 사업자의 인수를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사전동의와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한다.

정량평가에는 HHI(Herfindahl&Hirschman Index) 지표가 활용되는데 KT는 딜라이브, 현대HCN 인수를 각각 시도할 경우에 기업결합심사 안전지대를 벗어난다. 때문에 실사를 거쳐 적합한 매물을 추려낸 뒤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HHI는 2688로 '매우 집중된 시장'에 해당한다. 이 경우 HHI 증분이 150 미만이어야 안전지대에 해당하지만 KT의 딜라이브 인수 시 증분은 418로 집계된다. 현대HCN 인수 시도시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T가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HHI는 2542, 증분은 271로 집계된다. 안전지대를 넘어가기 때문에 이 경우 일부 SO 매각 등 시정조치 부과 가능성이 있다.

동종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기 때문에 매각 일정 또한 KT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딜라이브와는 달리 현대HCN은 이미 매각자문사단 구성을 마친 상황이며, 상반기 내 속도감있게 매각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KT의 현대HCN 인수전 완주 여부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우선 실사를 통해 현황 파악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한다.

반면 딜라이브 매각주관사 변경 작업은 올 1분기부터 진행돼왔다. 지난 2월 말 딜라이브 채권단은 기존 매각자문사와의 계약기간 만료, 변화된 환경에 대응 필요성 등을 감안해 매각주관 지위를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복수의 IB에 매각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했으며, 조만간 매각주관사 교체를 앞뒀다.

한편 딜라이브 매각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권단이 최근 딜라이브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에 딜라이브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딜라이브 시장점유율(6.09%)이 현대HCN(4.07%)을 웃도는 상황에서 딜라이브 인수가격 부담이 낮아진 점은 인수자들의 구미를 당길 여지가 있다.

앞서 딜라이브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를 1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바라봤던 매도자 측은 눈높이를 최근 9000억원 상당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딜라이브 기업가치(9000억원)에 순차입금 4344억원(2018년 별도기준)을 차감한 지분가치(Equity Value)는 4656억원 상당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자가 딜라이브 부채를 남겨두고 에쿼티에 대해서만 약 4600억원을 지불하는 경우를 예상해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인수비용 9000억원 상당을 지출하되 절반은 담보대출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 작업까지 마친 뒤 국회 동향을 파악해왔다. 현재 유료방송 합산규제(방송사업자 시장점유율을 전체의 3분의 1로 제한) 일몰에 따라 사후규제를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윤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송법과 IPTV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발의안에는 △유료방송 요금 신고제 도입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 사전동의 절차 신설 등이 담겼다.

IB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 매각주관사 변경은 이미 예정된 이벤트였기 때문에 원매자들이 이러한 상황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다"며 "딜라이브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고 현대HCN이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KT의 선택이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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