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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다급한 매도자, 원매자에 주도권 빼앗기나경쟁매물 대기…매각 전략엔 ‘아쉬움’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08 10:38:3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복합유선방송업체(MSO) 현대HCN의 매각작업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CJ헬로비전 매각 등 과거 유료방송 M&A와는 다소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도자 입장에선 매각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한 자릿수 점유율을 고려할 때 원매자 우위의 거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선제적으로 공개매각을 공언한 점은 매도자의 다급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매각 자문단을 꾸려 매각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물적분할될 예정인 현대HCN은 향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이 진행된다. 매각대상은 현대HCN과 현대미디어의 지분 100%다.

IB업계는 이번 현대HCN 매각을 필두로 유료방송 M&A의 마지막 큰 장이 조만간 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CMB와 채권단의 매각주관사 재선정이 진행 중인 딜라이브까지 매물로 등장할 경우 매도자가 거래의 주도권을 쥐기보다는 매물을 다양하게 골라살 수 있는 원매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실 현대백화점그룹을 포함한 매도자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각기 시장점유율 10% 가량을 차지하던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이 새 주인을 찾아갔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 현대HCN은 인수 매력도가 비교적 낮은 탓에 먼저 주목받지는 못했다. 인수 우선순위 역시 뒤로 밀렸다.

유의미한 수준의 다중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잠재매물이 △딜라이브 △현대HCN △CMB로 좁혀진 상황에서 현대HCN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제적인 매각 공식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다. 딜라이브가 매각주관사 재선정 작업에 들어가고, CMB가 내부적으로 매각여부를 저울질하는 지금의 시점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다수 유료방송 매물이 경쟁하는 시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의 매각을 공식화한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선제공격을 날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빠르게 거래를 진행해 지난해 있었던 두 건의 거래와 비슷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HCN 매각시도가 다소 다급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매각추진 사실을 공시로 급작스레 밝히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잠재적 원매자인 통신 3사 혹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점이 제기된다.

통신 3사 등 일부 원매자가 자문업계를 통해 인수 움직임을 보일 것이 유력하게 관측되나, 현대HCN의 매각 추진 사실을 사전에 듣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다수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속적인 잠재매물로 언급돼 오긴 했으나 입찰 등 일정이 다소 이르게 진행되며 일부 원매자는 인수전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번 매각작업이 공개매각으로 진행된다는 점 역시 매각전략에 대한 아쉬움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특히 그동안 대다수 유료방송 M&A는 수의계약(Private Deal)으로 진행되며 인수자의 노출 부담을 줄여줬다.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의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거래를 완수했다. 입찰을 진행하진 않았지만 공개매각을 추진해온 딜라이브의 매각작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HCN의 공개매각 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HCN 매각작업이 공개매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독과점은 물론 다양한 이슈에 노출된 통신사들에게는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자리잡을 것”이라며 “앞선 거래들이 왜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됐는지 이해했다면 다급한 매각시도가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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