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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가 끌고가는 회사채 시장, 기대 반 우려 반 [Market Watch]정책지원만 의존, 주요 투자기관 관망세 여전

임효정 기자공개 2020-04-09 13:48:0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푸드를 시작으로 한동안 멈췄던 회사채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요예측 결과로 시장 내 투심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채안펀드 운용사 두 곳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자금을 베팅한 데다 금리 또한 타 투자기관 대비 낮은 수준을 제시했다.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수요를 지지해준 셈이다.

반면 일반 투자기관의 높아진 눈높이가 확인되면서 시장이 회복되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이에 롯데푸드의 바통을 이어받는 후발주자들도 조달 전략을 수정하며 미매각 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모양새다.

◇펀드 운용사 참여 긍정적…시장 분위기 리드

롯데푸드의 수요예측이 끝났다. 회사채 시장 내 투심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딜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기대 이상의 수요를 모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면 채안펀드 등 정부지원책 외에 투자수요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채안펀드가 가동되면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데 이견은 없다.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가동되다 보니 참여하는 물량이나 금리 수준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채 섹터 자펀드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롯데푸드에 참여한 금액은 300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이 200억원, 한투운용이 100억원의 물량을 넣었다. 롯데푸드의 모집액이 총 7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책임진 셈이다. 채안펀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펀드 운용사는 차환목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 가운데 50% 미만 수준에서 참여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작동했다는 게 의미가 크다"며 "펀드 운용사가 참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모두 채워서 참여했다는 점에서 첫 발을 잘 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안펀드가 제시한 금리도 결정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롯데푸드 수요예측에서 유효수요가 확보된 금리 범위는 10~38bp다. 펀드 운용사가 베팅한 금리는 20bp다. 발행금리가 등급민평 대비 30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을 감안하면 그 보다 낮게 제시한 것이다. 총 참여 11건 중 2번째로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앞선 관계자는 "과거에도 채안펀드가 작동됐을 때 가격을 리드하는 쪽은 아니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인 만큼 투자기관의 유인책이 될 수 있도록 규모, 금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기관 움직임은 더뎌…선별 투자 기조

반면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리밴드 상단을 높인 것에 비해 펀드 운용사를 제외한 투자기관 참여가 저조하다는 의견이다.

롯데푸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덜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를 감안하면 확보된 수요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투자자인 운용사의 참여는 두 건이었다.

다른 관계자는 "대표주관사단에서도 코로나 여파가 적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일즈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투자기관인 운용사의 참여 물량이 적고 제시한 금리도 높았다는 것은 투심이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내 선별적 투자 기조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펀드 운용사 역시 수익률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만큼 AA급 우량 회사채에 대해 선별적 투자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라고 해도 운용사 입장에서는 우선순위를 두는 게 운용수익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발행사의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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