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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기근 벗어난 남화토건, 수주 흐름 '숨통' [건설리포트]지난해 수주잔고 2011년 이후 최대…신용보강 제공에 전향적 태도 선회

고진영 기자공개 2020-04-10 10:46:1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일감 부족에 시달려온 남화토건이 지난해는 수주잔고 감소세를 막아내며 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9년 만에 가장 넉넉한 잔여 일감을 쌓아둔 상태다.

당초 채무인수나 지급보증을 하는 형태의 사업을 극도로 꺼렸지만 수주곳간이 텅텅 비어가면서 경영방침을 선회한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 남화토건은 시행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 제공이 필요한 사업에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화토건은 2019년 연말 1053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2018년 수주잔고였던 629억원과 비교하면 68% 가까이 뛰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주잔고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원찮은 수주활동 탓에 외형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 회사는 성장 배경이 다소 특이하다. 1979년 광주·전남 지역에서 제1호 주한미군 군납수출업체로 등록한 뒤 호남을 기반으로 공공공사와 미군공사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건축부, 토목부와 함께 미군공사부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미군공사는 주한미군에서 발주하는 중소규모의 CCK(Construction Command Korea) 공사와 미국정부가 발주하는 중대규모의 FED(Far East District, 미극동 공병단) 공사로 나뉜다. FED 공사는 주로 미군과 그 가족, 군무원등이 생활할 수 있는 각종 시설물을 짓는 일이다. 남화토건은 건당 10억원 이하인 CCK 공사를 지속적으로 수주하면서 건당 50억원 이상의 FED 공사 역시 연간 2~3건 정도 수주하는 전략을 펼쳤다.

안정적인 관급공사와 미군공사 물량 덕분에 남화토건은 매분기 1500억~2000억원 정도의 수주고를 유지하며 분기당 250억 원 내외 매출액을 냈다. 특히 미군공사가 최절정에 이른 2011년을 기점으로 대폭 성장했다.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 덕분이다. 이는 2012년 코스닥시장 입성의 바탕이 됐으며 상장 후에도 흑자가 계속됐다.

이상 조짐이 시작된 것은 2015년이었다.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FED 일감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급공사 발주량까지 위축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남화토건은 일감 기근에 허덕이면서 2015년 외형이 급격하게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악화를 탈출하기 위해 남화토건은 2014년 주택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1995년 접었던 주택 분양사업의 재개를 시도했다. 그러나 토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체사업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시행사 시공물량을 단순 수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오너일가 경영방침에 따라 외부자금 차입 및 지급보증, 채무인수 형태의 신용보강 제공을 반기지 않다 보니 시행사와 책임준공 약정에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차선책으로 중·소 규모 오피스빌딩 등 민간 건축사업에 사활을 걸었으나 사업 규모가 작아 곳간을 채우긴 역부족이었다.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자 남화토건도 보수적 경영기조만 고수하기는 힘들어졌다. 2016년 마침내 지급보증 리스크 등을 감내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당시 남화토건은 쌍촌동지역주택조합 공사를 따내려고 697억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 처음으로 지급보증을 섰다. 조합원 분담금 대출 및 분양계약자 중도금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 성격이다.

이 사업 뒤로 2~3년간은 비슷한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신용보강 형태의 공사를 잇따라 따내고 있다. 2019년 6월 지식산업센터KBI하남 신축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시행사인 나영산업개발의 채무 570억원을 인수했다. 공사규모는 576억원으로,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다.

같은 해 10월에도 경기도 부천옥길골든IT타워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를 위해 141억원에 대한 채무인수를 진행했고, 587억원 규모의 PF 연대보증도 섰다.

지난해 수주잔고가 크게 증가한 데 역시 위 사업들이 큰 역할을 했다. 총 수주잔액 1053억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13억원이 지식산업센터KBI하남 계약분이고 94억원이 부천 지식산업센터 몫이다.

올해는 남화토건이 이런 행보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광주광역시 동구 업무시설개발사업을 따내면서 300억원 규모의 토지비 및 공사비 보증을 섰고, 같은 달 광주 광산구 주택신축 공사를 위해 460억원 규모의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를 했다.

남화토건 관계자는 "최근 관공서나 미군공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민간공사 수주를 늘리고 있다"며 "발주처의 대외 신용도나 대금지급 능력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주함으로써 부실위험을 피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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