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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모듈·핵심부품 부문 '적자전환'의 시사점 [지배구조 분석]8분기 만에 영업손실…사업구조 개편 타이밍 뒤로 늦추는 영향

박상희 기자공개 2020-05-06 08:10:4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지배구조 개편은 당분간 재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2년 전 시도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논란이 됐던 건 현대모비스 분할비율이었다. 분할부문인 모듈 및 AS부품 사업의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분기 실적을 보니 코로나19 사태로 주력인 모듈/핵심부품 제조부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액 8조4230억원, 영업이익 3609억원, 당기순이익 34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매출은 3.6%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9%, 28.2% 줄었다.

1분기 경영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신성장동력인 전동화부품 매출이 22.2%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생산 감소에 따라 모듈/핵심부품 부문의 전체 매출은 5.7% 감소한 6조536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듈/핵심부품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효과와 미래기술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투자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해당 사업 부문의 영업손익이 -899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영업적자는 중국 내 마진압박이 거세던 2017년 4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도 26.9%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업체보다 중국 부진에 민감하다. 중국 실적을 완성차는 지분법 손익으로, 부품업체는 연결로 인식한다. 중국 부진이 현대모비스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현대모비스 실적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개 여부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연속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계열사 지분 매입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주가방어 차원 이상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올해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일련의 행보로 볼 때 2년 전 중단됐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올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현대모비스는 물론 현대차그룹 계열사 1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배구조 개편이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2년 전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분할로 지배구조 개편 시동을 걸었다. 당시 논란이 된 부분은 현대모비스 분할비율이었다. 분할부문인 모듈 및 AS부품 사업의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현대모비스 사업부문에서 모듈 및 AS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을 계획할 때 국내 모듈 및 AS부품 부문만 현대글로비스에 넘기기로 했다. 국내 모듈공장 6곳을 현대글로비스에 이관해 모듈제품의 생산·유통을 모두 현대글로비스가 책임지는 구조다. AS부품의 경우 국내 생산은 현대모비스가 그대로 하고 유통만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기로 했다.

모듈부문의 경우 현대모비스가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었다. 해외공장들은 그대로 현대모비스가 가져간다. 해외에서 생산해 해외에 판매하는 모듈제품은 현대모비스가 담당한다. 국내에서 모듈 및 AS부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겨주지만 해외에서는 그대로 현대모비스가 사업을 유지하는 구조였다.

때문에 해외법인들의 성장성이 분할 및 합병을 성사시킬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같은 의견을 의식해 그간 존속부분인 투자부문(모듈 해외공장 등)의 매출 비중을 키우려는 노력을 해왔다. 다만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실적이 악화되면서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바랬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물론 계열사 실적이 좋고, 시장 흐름도 원만할 때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개하지 않겠느냐"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만큼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당분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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