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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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긴급 점검]50조 공룡펀드 '경고등' 켜졌다①5년새 5배 폭증, 실물타격 미국·호텔 비중 높아 리스크 '점증'

정유현 기자공개 2020-05-21 13:03:52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자 국내 투자 업계도 비상이다. 지난 수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만큼 현지 부동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 혹은 설정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포트폴리오 현황과 잠재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15: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간 성장가도를 달려 왔던 해외 부동산 펀드 시장에 강한 경고등이 켜졌다. 지역적으로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배가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관광업 회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최근 2년간 국내 하우스들의 호텔 및 리조트 투자 비중이 커진 점 역시 뇌관이다.

지난 수년간 해외 부동산 펀드는 안정적인 대체 투자 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며 국내 금융사들이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았다.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리테일을 통해 개인에게도 무차별 공급됐다.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더 큰 우려다. 코로나19의 재확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재격화, 미국 대선 등의 불확실성 요소가 잠재하고 있다. 당분간 물건 실사도 힘들고 투심이 냉각된만큼 해외 부동산 펀드의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년간 13조 유입 '급팽창, 이지스운용 잔고 6조 육박 '최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부동산 펀드 설정액(공모·사모 포함)은 98억338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잔액은 53조4488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는 2004년 시작된 후 초기에는 국내 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7년 부터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 비중을 역전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15년만 해도 11조2779억원 규모였다. 2017년까지는 20억원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2018년 39조원대로 커진 이후 지난해 5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 2년 간(2018년~2019년) 13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되며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국내 증권사 및 운용사들이 수조원대의 해외 대형 오피스 빌딩과 복합시설 등을 쓸어 담으며 큰 손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다.

증시 부진 및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증권사들과 운용사들이 안정적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해외 부동산 쇼핑에 뛰어들었다. 증권사가 총액 인수 후 일부 물량을 운용사들이 사모나 공모 펀드 비히클을 씌우는 방식이 대다수였다. 주식이나 채권 대신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대체 투자 자산을 찾는 기관투자자들도 해외 부동산에 주목하기 시작하며 단기간에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운용사 중에서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이지스자산운용(5조9336억원)이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4조8785억원), 삼성SRA자산운용 (4조1909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3조8375억원), 메리츠대체투자자산운용(2조7188억원) 등이다.

이 외에도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 잔액이 1조원이 넘는 하우스는 14개로 집계됐다. 운용사 및 증권사 포함 총 138개의 하우스에서 해외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대출·재간접 비중 확대…실물 '오피스', 투자 지역 '미국' 절반 이상

이지스자산운용이 발표한 '해외투자 부동산 펀드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부동산 투자 유형은 실물투자 56%, 대출과 재간접이 각각 32%와 12%으로 총 44%를 차지했다. 특히 대출펀드가 최근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실물은 대부분 오피스이며 호텔, 물류 순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리테일은 비선호 대상이다.

실물 투자의 경우 운용 실적 및 전략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지만 대출·재간접 펀드는 직접 운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외부 운용 결과에 민감하다. 기초 자산을 운용하는 외부 기관을 잘 선정한다면 안전하다는 평가다. 특히 대출 펀드는 1개의 부동산에도 선·중·후순위 등 여러개의 펀드가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스자산운용 보고서 중 발췌 [자료: IGIS 리서치
(국내 11개 자산운용사 자료, 전체 해외투자 펀드 60% 해당)]

국가별로 살펴보면 50% 이상이 미국이고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영향으로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며 반대급부로 독일, 프랑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하우스들의 유럽 지역 투자는 독일과 프랑스를 넘어 전 지역으로 확대되는 추세였다.

독일과 프랑스는 경쟁이 치열해져서 부동산 매입 가격이 높아졌지만 체코,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높은 임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률 하락에 대한 고민은 있었으나 해외 부동산 펀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는게 업계의 시각이었다. 미국의 경우 국내 부동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었으며 유럽 투자의 경우 수익률은 낮지만 낮은 대출금리로 투자할 수 있어 국내 투자보다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으며 당분간 시장 축소는 불가피하다. 해외 부동산 펀드 자체의 리스크 보다는 기존에 미매각된 잔여 물량이 소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유망한 오피스 빌딩이라도 해외로 나가 실사가 힘든 점에서 신규 펀드 설정도 쉽지 않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데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 부동산 펀드 시장은 외형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냉각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기미 보이지 않는다' 전망 대세, 호텔·리조트 투자펀드 '화들짝'

해외 부동산 펀드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보는 것은 투자 지역에서 미국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여전히 오피스 비중이 크지만 최근 몇 년간 호텔 및 리조트에 대한 투자 비중이 커진 점도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 내 40여개 이상의 주가 자택 대피 명령을 내렸고 생필품을 제외한 업종의 상점들이 영업 중단 및 매장 폐쇄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최근 해외경제 동향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고용상황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악화됐다. 3월중 비농가취업자수는 70만1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소매업(4만6000명), 음식·숙박업(44만6000명) 등 서비스업에서 65만8000명의 취업자수가 줄어들었다.

일시 해고자수는 2월 80만1000명에서 지난달 184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2분기 중 최대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때마다 부동산 침체를 경험한 만큼 미국의 실물 경제 위기가 부동산 위기로도 번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호텔업종으로 보고 있다. 호텔 및 리조트가 즐비한 관광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필수 업종 외 모든 매장의 문을 닫도록 지시하면서 모든 호텔 및 카지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이에 따라 미국의 호텔 및 관광업계에 투자한 리츠의 수익률이 폭락하기도 했다. 미국 호텔 리츠 13곳과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매리엇인터내셔널이 수익과 유동성 악화로 배당을 중단하거나 향후 배당금을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부 주에서 제한 조치를 완화하기도 했지만 관광객이 끊긴 상황에서 호텔 및 관광업의 회복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지역도 예의 주시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GDP에서 서비스 비중이 높은 지역이 대상이다. 주로 관광업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관광객이 끊긴 상황에서 영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호텔은 오피스와 달리 수익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약정 단계에서 안전 장치를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펀드 내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펀드 만기도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은 타격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호텔 임차인들의 디폴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피스 빌딩 투자건도 핵심 지역의 초대형 오피스 등의 물건은 당분간 위기를 버티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량한 임차인, 좋은 입지로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부동산 자산에 투자한 경우다. 임차인이 중요한 것은 빌딩 임대료를 지급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는 펀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배당수익금의 원천이다.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해외 부동산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제공하기 쉽지 않다. 우량한 임차인은 당분간의 위기를 버틸 체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당장은 해외 부동산 펀드 리스크가 현실화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거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재점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올해 미국 대선의 결과도 변수다. 경제 상황의 U자 반등을 예상했지만 변수에 따라 L자 횡보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놓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 시 처음부터 핵심 지역을 골라내고 우량한 임차인을 확보한 건물에 투자, 좋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기본적인 원칙대로 설계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시작"이라며 "코로나19로 부동산 펀드가 덜 팔리고 신규 펀드 설정이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당분간 시장 회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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