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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지엘산업개발, 스포츠센터 헐고 주상복합 짓는다스포월드 개발 PF 1500억 추진…공공주택 기부채납 첫 사례

신민규 기자공개 2020-05-11 08:14:15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7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엘산업개발이 강남 한복판에 있는 대형 스포츠센터를 헐고 주상복합시설을 짓는다. 수명이 다한 민간 체육시설을 용도변경하는 대신 공공주택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첫 사례라 결과가 주목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엘산업개발은 서울 강남의 옛 경복아파트 사거리에 있는 스포월드 부지 개발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PF 주관사로 참여했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수주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월드는 서울 강남구 언주로 563(역삼동 653-4)에 있는 종합스포츠클럽이다. 실내 조깅트랙과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이 구비돼 있다. 100타석 규모의 실내 골프연습장으로 유명해졌다. 지엘산업개발은 해당 부지를 일진실업으로부터 1058억원에 사들였다.

과거 지역 명소로 이름을 날렸지만 단지 내 피트니스 시설을 비롯해 소규모 피티숍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다. 개발 필요성이 커졌지만 용도변경 절차가 만만치 않아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기부채납 항목에 공공주택을 포함하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개발사업에도 박차가 가해졌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는 공공주택이 개발사업의 기반시설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와 함께 진행한 정책협의체에 기부채납 대상에 공공주택을 포함시켜달라는 주장이 관철됐다. 서울시는 관련법 개정에 따라 스포월드 개발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고시했다.

개발부지에는 총 3개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19층 163가구 규모 아파트 2개동에 근린생활시설을 비롯한 운동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나머지 1개동은 서울시가 사업자로부터 토지·건물을 기부채납받아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한다. 복합문화시설에는 공공임대주택 22가구와 문화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지엘산업개발 입장에선 강남 알짜부지에 개발사업이 가능해졌고 서울시는 기부채납 건물을 통해 공공주택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윈윈' 사례로 남을지 주목받고 있다.

사업 대상지가 강남 핵심권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공공주택 공급 의미도 부각될 전망이다. 기존 공공주택은 서울 변두리 지역이나 수도권 비인기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선정릉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

지엘산업개발은 2005년 6월 부동산종합컨설팅과 개발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황세훈 대표이사가 지분 47.8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도심 상업지역 재개발 상징인 서울 종로구 청진동 지구에서 오피스빌딩 신축을 시행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청진 8지구(타워8 빌딩)와 청진12~16지구(그랑서울) 등이 지엘산업개발 작품이다.

시장 관계자는 "강남부지에 개발사업이 여의치 않은 시점에 용도변경을 통해 추진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있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불 사업으로 검토중인 단계로 공급규모가 작고 다소 비쌀 가능성이 높아 호불호가 있지만 인접 지역에선 고가 소형 오피스텔이 꾸준히 공급돼 왔다는 점에서 일반분양 성과가 있을지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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