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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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거버넌스 선언]불확실성 사라진 삼성SDS, 활용법 달라지나④지배구조 재편 이슈 대신 본업으로 평가, 주가 오를수록 이 부회장 재원 늘어

김슬기 기자공개 2020-05-13 08:16:04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문 형식을 빌어 재계에 소유와 경영이란 화두를 던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서 더 이상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재계에 없었던 새로운 지배구조를 도입하겠다는 신(新)거버넌스 선언이다. 삼성은 오너 중심의 수직적 의사 결정 구조를 근본부터 재구성해야한다. 더벨은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점검을 통해 영속적인 경영 시스템과 앞으로 예상되는 지배구조 시나리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5: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다. 삼성SDS는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한 곳이다.

시장에서는 늘 삼성SDS를 활용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구심이 존재했다. 이 때문에 삼성SDS 주가는 사업의 성장세에 비해 저평가됐다.

이 부회장이 '4세 경영 승계 포기'를 선언한만큼 삼성SDS 분할 등을 활용한 재편 가능성이 낮아졌다.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새로운 활용법도 모색이 가능하다.

다만 승계 포기 선언 이후 삼성SDS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코로나 19 여파로 클라우드 등 사업확대 가능성이 커진 데다가 지배구조 개편이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삼성SDS의 주가가 오르면 이 부회장이 활용할 재원도 커지는 효과가 있다.

삼성SDS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이 부회장은 주식 711만6555주(9.2%)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 다음으로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 부회장 외에도 이부진·이서현 씨가 각각 301만8859주(3.9%)를 보유 중이다.

삼성SDS는 삼성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곳인만큼 지배구조 개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이 부회장에 있어 삼성SDS는 중요한 계열사 중 하나다. 그는 사실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높지 않다.

시장에선 삼성SDS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시나리오가 많았다.

2014년말 기업공개(IPO)를 한 뒤 2016년 6월 삼성SDS는 물류부문의 분할 검토 공시를 냈다. 당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방식은 IT부문과 물류 BPO를 분할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합병하는 안이었다. IT부문은 삼성전자가, 물류BPO 부문은 삼성물산이 합병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분할 카드가 나왔다.


분할 후에는 그룹 상호 보호주 이슈 때문에 지분교환을 해야 하는데 삼성물산은 IT부문 지분을 매각하고 삼성전자의 물류 부문 지분을 매입한다. 삼성전자는 반대로 물류BPO를 매각한 뒤 IT부문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가 된다. 물류BPO 가치가 낮을수록 삼성물산이 가져갈 수 있는 현금이 커진다.

이 부회장 역시 분할 및 합병 과정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역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하지만 시장의 반발 등으로 2017년 3월 '올해에는 분할계획이 없고 향후 적정시점에 분할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재공시를 내면서 분할 카드를 접었다. 분할을 발표했던 2016년 6월 15만원대였던 주가는 이듬해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이었고 상장 첫날 종가는 32만7500원이었다. 화려하게 시장에 등장했으나 사업 본연의 가치보다는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출렁였다.

하지만 경영 승계에 대한 포기 선언 이후 삼성SDS의 분할 이슈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할 재추진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 사이 삼성SDS의 사업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말 7조8977억원이었던 매출은 2019년말 10조720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934억원에서 9901억원으로 67% 늘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반대였다. 사업의 성장과는 상관없이 주가는 30% 넘게 하락했다.

이번 이 부회장의 사과문을 계기로 삼성SDS를 둘러싼 시장 평가는 달라지고 있다. 주가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주가는 이 부회장 사과가 이뤄졌던 6일 종가(16만2000원) 대비 9% 가량 상승한 17만6000원이었다. 11일에는 18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가 상승의 이유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의 제거를 꼽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이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어서 관련 이슈에 따라 움직였다"며 "재무구조나 사업 성장성 등은 높게 평가될만 하지만 지배구조 이슈 등이 겹쳐서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사과문 발표 후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당장 IT기업들이 관련 투자를 꺼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클라우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삼성SDS가 본업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의 지분 활용법에는 여전히 관심이 쏠린다. 인위적인 사업분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졌지만 지분 가치는 그대로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을 받기 위해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은 유효하다. 삼성SDS가 지배구조 개편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이 부회장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단순하게는 상속세 마련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가치는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사업이 잘 되고 주가가 올라갈수록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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