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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니, 몽골 적자 누적…김태극 연임 변수되나 15년 이후 누적 적자액 92억, 재선임 영향 여부 '촉각'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14 07:32:1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머니(옛 한국스마트카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몽골 교통카드 사업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첫 삽을 들어 올린지 5년이 지났지만 매출은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순이익 또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5년 동안 누적된 적자만 90억원이 훌쩍 넘는다. 비전 2020 전략이 흔들리면서 내년 재선임 심판대에 서는 김태극 대표이사(사진)에게도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머니는 지난해 2613억원의 매출과 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소폭 올랐고, 영업이익은 무려 40% 증가했다. 교통카드 1위 사업자 지위가 확고해지면서 성장은 더딘 반면, 수익성은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전반적인 사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옥의 티'도 있었다. 티머니 '비전 2020'의 핵심 도전 과제이자 해외진출 야심작인 '몽골법인(Ulaanbaatar Smart card Co, LLC)' 장기 부진이 바로 그것이다.

티머니는 2014년 포화된 국내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전 2020'을 선포하고 해외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몽골법인은 해외 공략의 대표주자였다. 여타 해외 법인이 단순 제품 수출에 집중했다면 몽골법인은 티머니의 교통결제 시스템을 통째로 현지에 수출하는 거점 역할을 맡았다.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을 그대로 몽골에 이식하는 작업에 나선 셈이다.

기대도 컸다. 티머니는 울란바토르시의 교통요금징수(AFC) 시스템과 버스 운영관리 시스템(BMS) 사업권을 2030년까지 확보했다. 몽골의 티머니인 '유머니(Umoney)'도 발행했다. 2015년 7월 몽골 교통카드 서비스를 정식으로 오픈했고, 향후 10년간 1000억원 대 수익 창출을 기대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은 오래 가지 못했다. 교통 인프라 사업 특성상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몽골의 IMF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몽골은 2018년 5월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 경제가 환율 리스크에 노출되자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몽골법인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몽골 화폐가치가 급락하자 손실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제 5년 동안 쌓인 누적 손실액만 92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 여파로 초기 투자 자본 역시 모두 까먹었다. 몽골법인은 2016년 첫 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해 자본잠식액이 71억원까지 불었다.

2018년 김 대표가 티머니 수장으로 선임되자 해외 시장 대응 전략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김 대표가 LG CNS(옛 LG-EDS 시스템)에 입사해 △LG전자 업무혁신팀장 상무 △LG전자 정보전략팀장(CIO) 상무 △LG CNS 전략사업부 부사장 등의 요직을 거친 그룹 대표 전략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 조차도 몽골법인 부진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사업 적자 누적은 내년 재선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티머니 대표 임기는 3년이며, 김 대표는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물론 재선임도 가능하다. 직전 최대성 대표 또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영향력 확대를 원하는 최대주주 '서울시'와 마찰이 빚어지면서 재선임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결국 서울시(1대주주)와 LG그룹(2대주주) 간 상호 견제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법인 실적 문제는 LG맨 김 대표의 큰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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