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조용히 사라진 '기업 재무·신용 전망 지표' 시장 변동성 커지자 수치화 '부담'…정보 제공 일보 후퇴 평가
오찬미 기자공개 2020-05-18 13:39:1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0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4월부터 기업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전망 분석(Forward Looking Analysis) 지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재무지표 변동성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별도의 공지 없이 그동안 제공해 온 서비스를 중단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각 기업별 주요 재무 전망치는 나신평 리포트의 차별화 포인트였다. 나신평은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3년간 기업별 실적 전망 지표를 수치로 제공해 왔다. 최근 등급이 변동되는 기업이 많다 보니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해당 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신용등급이 같더라도 실적이나 재무 전망이 좋은 기업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판단해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를 하는 입장에서는 숫자로 미래를 전망하기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와 해외 사업부문의 실적이 얼마나 감소될 지에 대해 측정하기 어려운데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꺼번에 실적이 이례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된 탓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외부에서 말로 보는 것보다 숫자로 전망을 보는 게 더 좋다는 평가가 있어서 구체적인 전망치를 수치로 제공해 왔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결산 실적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쉽지 않은 산업이 많고, 이런 가운데 의미없는 전망치를 시장에 제공해 혼란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돼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에게 별도의 설명 없이 정보 제공을 생략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된다. 나신평이 지난 4월 14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하의 NICE신용평가 평가방침' 보고서를 낼 무렵부터 각 기업별 보고서에 전망치가 생략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그동안 제공돼 오던 수치가 어떠한 설명 없이 생략됐다"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 신평사의 크레딧 분석이 오히려 일보 후퇴한 것 같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경기 하방 압력에 주목해 이슈어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보다 채권원리금의 상환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이슈어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유는 그 수혜를 채권투자자가 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변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숫자 제공은 잠정 중단하되, 대신 평가의 가정과 전제를 명확히 하고 의견을 밝히자는 쪽으로 내부 방침이 바뀌었다"며 "전망과 등급 변동 트리거를 밝히는 것은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분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잠정 중단된 상황인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다가 적당한 시점에 정책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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