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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 올라 탄' 루미마이크로, 턴어라운드 기대 [오너십 시프트]②최대주주 지원 속 오피란제린 해외 임상 첫 발…본업 적자 '회복' 과제

방글아 기자공개 2020-05-21 12:25:3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LED 제조사 루미마이크로가 바이오 신사업을 통한 재기를 꾀하고 있다. 3년 연속 영업손실로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다 결손금도 1000억원 이상 누적된 상황에서 동아줄을 찾았다. 바이오벤처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고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최대주주 비보존과 연관성 있는 사업영역이 전무해 시너지 제고를 위해선 첫 단추부터 끼워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바이오벤처를 흡수합병하려고 했지만 무산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에 루미마이크로는 우선 비보존의 핵심 파이프라인 '오피란제린'의 해외 임상 공동 실시를 첫 타깃으로 정했다.

루미마이크로는 LED 광원을 조명용 모듈 세트로 만들어 국내외로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 450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1339억원의 매출액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6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외적으로 글로벌 LED 시장이 정부 지원금을 등에 업고 성장한 중국업체 중심으로 재편돼 가격 출혈 경쟁이 심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내부 요인으로 원재료를 담당하는 계열사 금호에이엠티가 경쟁력을 잃어 원자재 수급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즉, LED 제품 판가가 인하된 데다 주원재료인 LED 칩을 우호적인 조건에 확보하지 못한 탓에 지속적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LED 생산 수직계열화를 위해 보유 중인 관계사 투자 주식과 관련한 손실·손상으로 당기순손실 290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전년대비 239.9% 증가했다. 특히 444억원으로 반영됐던 금호에이치티 장부가가 122억원으로 손상처리된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누적 결손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섰다. 2년 연속 대규모 주식 발행으로 총 882억원을 불입해 자본 잠식은 면했지만 자본금을 계속 갉아먹으면서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해졌다.


이에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말부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금호에이치티 주식 438만8441주를 에스맥에 206억원을 받고 팔기로 한 것을 시작으로 올초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 보유 주식 전량(400만주)를 오성첨단소재에 337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매각 후 남은 금호에이치티 주식 중 210만주(9.82%)를 99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해당 계약 잔금은 내달 30일 납입받을 예정이다.

금호에이치티와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는 루미마이크로에 손실은 안겨 온 계열사들이다. 금호에이치티의 경우 지난해 169억원의 처분손실, 루미테크놀로지앤대부는 37억원 순손실 안겼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루미마이크로의 수익성은 일정 부분 개선될 전망이다.

루미마이크로는 사업구조 개편 후 바이오영역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구상이다. 비보존의 지원을 받아 제약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비보존에 영입된 박홍진 부사장이 양사 간 시너지 도모에 앞장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성균관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임상약학 석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비보존은 한국과 중국에서 오피란제인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루미마이크로는 이에 발맞춰 오피란제린 주사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오피란제린을 비롯한 의약품의 제조와 판매를 맡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총 800억원을 조달했다. 다만 자금조달에도 불구하고 임상 등 신사업 안착을 위한 초기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주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앞선 계열사 정리로 일부 수익 개선이 이뤄졌지만 매각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지속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필요한 탓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영업손실이 4년 연속이면 관리종목, 5년이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거래소 심사 기준인 별도 재무제표상 2017~2018년 영업손실 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해 관련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 하지만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상장사인 비보존은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우회 상장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인수를 결정했다. 경영권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분율 상당 부분은 잠재 주식인 CB(옵션)로 확보하고 있다. 루미마이크로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경우 주식 교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다양한 악조건 가운데 2년 내 어떤 방식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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