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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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레저 공공기관 점검]제주관광공사, 믿었던 '면세점'에 발등①무리한 외형확장→ 적자경영…"향후 지정면세점에 역량 집중"

김선호 기자공개 2020-05-22 09:18:38

[편집자주]

유통·레저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만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유통·레저 공공기관들은 예외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 접근 역시 제한돼 있어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더벨은 그동안 쉽게 노출되지 않았던 유통·레저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운영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5: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주관광공사가 진행한 수익 사업 면세점이 오히려 발등을 찍었다. 무리한 외형확장 속에 경쟁우위를 점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적자만 떠안게 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의 관광자원 창출과 마케팅 강화라는 중책을 떠안고 2008년 설립됐다. 제주도의 관광조직 역량을 결집해 관광업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다. 제주관광공사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재원을 면세점 운영수익에서 얻기로 했다.


◇제주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특혜’

제주관광공사는 지정면세점(이하 내국인 면세점) 운영 근거(제주특별법 시행령, 관세청 고시 개정)가 마련됨에 따라 2009년 시내면세점, 2013년 성산항 출도장 면세점을 개점했다. 이전까지 면세품 구매는 방한 외국인이나 출국 예정인 내국인에 국한됐으나 지정면세점 제도가 운영됨에 따라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실상 제주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이유로 제주관광공사에 지정면세점 운영 ‘특혜’가 주어진 셈이다.

제주관광공사의 면세점 매출은 2010년 300억원, 2011년 4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관광의 섬’ 제주에 있는 면세점이라는 점과 내국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2015년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4%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는 2016년 지정면세점 특혜에서 벗어나 일반 면세사업자와의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관세청은 2015년 제주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발급하고 제주관광공사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해당 시내면세점(제주면세점)은 내국인이 아닌 방한 외국인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매장이다. 이미 제주에서는 면세시장 강자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시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만큼 제주관광공사도 외형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정면세점 2곳에 이어 방한 외국인 구매까지 이끌어낼 시 충분히 영업이익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대를 밑돈 매출…누적적자만 '154억'

그러나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제주면세점을 개점한 이후부터 적자경영이 이어졌다. 제주 관광산업 육성 재원 마련용 수익 사업이 오히려 출혈만 나게 되면서다.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 개점한 제주관광공사의 제주면세점은 오픈 초기부터 입지가 문제시 됐다. 해당 공간은 롯데면세점 제주점이 운영되던 곳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제주시로 이전함에 따라 제주관광공사가 해당 장소를 임차했다. 제주관광공사는 대기업 면세점의 입지 전략과는 정반대로 간 셈이다.

제주관광공사는 롯데호텔 제주에서 매출을 더 이상 끌어올릴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카지노가 운영되는 신화월드로 이전을 추진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은 터라 신중한 전략적 접근이 이뤄졌다. 제주관광공사는 신화월드의 람정제주개발과 협상을 통해 면세점 시설 비용 투자를 최소화하는 한편 임대료 체제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일정 비율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신화월드로 이전하자 제주관광공사의 2018년 외국인 시내면세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한 2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초기 성과에만 그치고 그 다음해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 중국발 '사드 보복'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제주관광공사도 타격을 입기 시작한 셈이다.


제주관광공사의 외형은 다소 커졌으나 장소 이전 등의 투자로 적자는 지속 누적돼갔다. 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개장 첫해인 2016년 43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45억원, 2018년 38억원, 2019년 28억원 등 154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대기업 면세점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뾰족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신화월드 내 시내면세점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제주 지역에서는 제주관광공사가 일반 면세사업자 경쟁에 뛰어드는 등 무리하게 시내면세점 사업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면세점이 방한 외국인 모객을 위해 송객수수료와 할인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제주관광공사가 경쟁 우위를 점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과도한 송객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는 지방공기업이라는 점도 고객 유치에 한계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은 규모가 작은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문턱이 높았고 사드 보복 등으로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대응하는 데도 부족했다”며 “향후 제주컨벤션센터에 입점 운영 중인 지정면세점 운영에 집중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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