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CFO 워치]한화시스템 윤안식 재무실장의 '안정적' 자금운용차입 늘려 현금 확보 주력…재무구조 다소 악화, 부채비율 149%→191%

김성진 기자공개 2020-05-20 13:32:2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윤안식 재무실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새로 앉혔다. 윤 재무실장은 한화솔루션(옛 한화케미칼) 지배구조 개편을 주도했다고 알려진 인물로 그룹 내 주요 재무통으로 꼽힌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의 윤 재무실장은 2009년 말 한화석유화학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한화케미칼, 한화호텔앤리조트 등에서 줄곧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전문가인 윤 재무실장이 한화시스템으로 이동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한화시스템은 오너일가 승계와 관련해 그룹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3형제(김동관·김동원·김동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2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승계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한화시스템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시스템의 경영상황은 재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윤 재무실장 부임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진 않았지만 한화시스템의 재무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또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시도될까.


한화시스템이 최근 공시한 2020년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우선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올 1분기 한화시스템의 총차입금은 3553억원으로 지난해 말 1399억원과 비교해 154%나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700억원에서 2854억원으로 4배 넘게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총차입금 증가는 고스란히 부채총계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1조4408억원이었던 부채총계는 올 1분기 1조8052억원으로 25.3%나 늘어났다.

부채가 늘어나다보니 객관적인 재무지표는 악화했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191%로 지난해 말 149%와 비교해서는 42% 포인트 상승했다. 그동안 한화시스템의 부채비율이 200%에 가까이 다다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한화시스템의 부채비율은 139% 수준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윤 본부장은 재무구조 훼손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을 늘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차입을 활용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화시스템 역시 같은 이유로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의 1분기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분기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현금은 7045억원으로 지난해 말 5640억원보다 약 1400억원 증가했다.

출처=한화시스템 IR자료

또 차입을 늘려 확보한 현금 일부는 선급금 지급에도 활용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화시스템의 올 1분기 선급금은 4811억원으로 지난해 말 3850억원과 비교해 약 1300억원정도 늘어났다. 지난 4월 '피아식별장비 성능개량' 사업과 관련해 333억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한화시스템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기업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현금 확보는 코로나19로 발생 가능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 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한화시스템의 최근 영업실적이 좋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이 올 1분기 거둔 매출액은 2823억원으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8.33%나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6.8%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이는 TICN(국군 전술정보통신체계) 2차 양산 사업 종료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TICN 3차 양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 향후 방산부문에서의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윤 재무실장이 한화시스템의 CFO를 맡은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아직 윤 재무실장의 구체적인 스타일에 대해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한화시스템이 현재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재무구조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현상유지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제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은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발생으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차입금을 늘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