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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업 리포트]웅진에너지 결국 상폐, 태양광 소재산업 '전멸'2년 연속 '의견거절', 기한 내 매각도 실패

이아경 기자공개 2020-05-21 10:00:57

[편집자주]

기후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는 전세계적인 화두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축에 힘쓰고 있고,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과 함께 '탈원전', '탈석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사업과 나날이 성장하는 태양광 시장은 변화하는 시대의 단면이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태양광은 소재기업들이 무너지며 가치사슬이 붕괴됐고, 풍력은 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벨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4: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따라 태양광 시장은 올해 1분기에만 설치량이 2GW를 넘으며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되레 침체된 분위기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발전시스템'로 이어지는 가치사슬 중 소재산업이 중국 기업에 힘없이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홀로 남은 태양광 잉곳·웨이퍼 업체인 웅진에너지는 파산 우려가 한층 더 확대된 모습이다. 작년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계속기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감사인으로부터 2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아 내달 1일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매각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달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을 앞둔 상태로 웅진에너지가 살아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빛바랜 태양광 사업, 2018년 수주 종결

웅진에너지는 2006년 웅진그룹과 미국 태양광 패널 업체 썬파워의 합작사로 태어났다. 최대주주는 웅진(26.65%)이며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장남 윤형덕 전무와 둘째 윤새봄 전무 형제가 각각 지분율 0.22%를 차지하고 있다.

주 제품은 잉곳과 웨이퍼다. 잉곳은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제조하는 소재이고 웨이퍼는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든 판이다. 생산능력은 2000MW(2GW)이며, 대전공장과 군산공장을 두고 있다. 동종 기업들은 모두 파산해 국내 유일의 업체로 남았다.

웅진에너지는 2008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지만 머지 않아 적자 수렁에 빠졌다. 계기는 썬파워와의 결별이다. 썬파워는 2011년 웅진에너지 지분을 모두 팔면서 잉곳과 웨이퍼 구매 계약도 모두 끊어냈다. 썬파워에 대한 당시 매출 비중은 약 60%로, 큰 고객을 잃으면서 수익성도 하락했다.

웅진에너지는 고품질, 고효율의 단결정 잉곳·웨이퍼로 재기를 노렸으나 거래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중국 등 경쟁사들의 국가보다 높아 원가 절감에 한계가 있었고,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중국발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 협상력이 떨어졌다. 장기 공급계약은 2018년 이후 모두 종결됐다.

한 때 3000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400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경영성과도 악화됐다. 2017년 이후 급격하게 악화된 시황이 악재였다. 2018년 선도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중국의 보조금 지원 축소,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등의 여파로 제품 단가는 단기간에 50% 급락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가동률은 잉곳이 10.5%, 웨이퍼는 7.8%에 불과하다. 사실상 영업활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상태도 급격하게 나빠졌다. 작년 말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023억원 초과했고, 총부채는 총자산을 931억원 초과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557억원을 기록하면서 누적 결손금은 5200억원을 찍었다. 차입금은 539억원으로,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만 168억원에 달했다.


◇상장 10년만에 폐지, 회생 인가 여부 주목

사업 경쟁력을 잃고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8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고, 기발행한 전환사채(CB)에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초 웅진에너지는 매각이나 자율적구조조정프로그램(ARS)이 아닌 10년 계획의 존속형 회생계획안을 준비했으나, 조사위원 삼일PwC는 "기업의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법원은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기한은 4월30일까지였으나 원매자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매각을 추진하는 사이 웅진에너지는 감사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또 한번의 '의견거절'을 받았다. 2년 연속 의견거절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15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웅진에너지에 대한 주권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상장 폐지일은 6월1일이다. 2010년 6월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 딱 10년만에 벌어진 일이다.

안진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한 유의적인 의문이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여부는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인가 여부와 인가 후 회생계획안의 이행을 포함한 경영개선 계획 등 자구계획의 실현 여부에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진에너지의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내달 3일까지다. 회생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판단되면 패스트트랙 등의 제도를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한 조치가 취해지고, 회생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나올 경우 청산 수순을 밟아야 한다. 앞서 상폐된 넥솔론의 경우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자금을 쏟았지만 2017년 생존불능 상태가 됐고 결국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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