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추진 인성데이타, 몸값 얼마나 될까 기업가치 4000억 거론…1위 사업자·이익 창출력 '긍정적'
김병윤 기자공개 2020-05-21 13:17:5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인성데이타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매도자가 대략 4000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원매자의 눈높이에 이목이 집중된다. 비교기업이 대체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멀티플을 통한 밸류에이션 산출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시장점유율 1위라는 점과 이익 창출능력 등은 기업가치에 긍정적 요소라는 의견이다.푸드 딜리버리 서비스 '생각대로'를 운영하고 있는 인성데이타는 현재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경영권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가 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EV)를 염두하고 경영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V 4000억원은 2018년 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분석된다. 인성데이타는 2018년 10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BW와 RCPS의 발행액은 각각 약 40억원, 223억원이다. 이를 통해 인성데이타의 기업가치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BW의 경우 신주인수권 행사로 발행되는 주식은 RCPS이며, 행사가격은 주당 600만원이다. RCPS의 경우 전환권 행사 때 보통주로 전환하며, 행사가격은 마찬가지로 600만원이다.
BW·RCPS 발행이 이뤄진 때 전체 발행주식 수는 3만4552주다. 이 값에 행사가격(600만원)을 곱하면 지분가치(equity value)는 2073억원으로 산출된다. 2018년 말 당시 401억원 순현금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BW·RCPS 발행 후의 포스트(post) 밸류에이션은 1935억원 정도가 나온다.
희망 매도가격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어떨까. 비교기업의 멀티플을 통한 기업가치 산출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인성데이타의 경우 이러한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비교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인성데이타의 사업은 크게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과 배달대행으로 볼 수 있다. 비교기업으로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을 영위하고 있는 '바로고'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VROONG)을 운영하고 있는 '메쉬코리아' 등을 들 수 있다. 바로고의 경우 완전 자회사 '바로고앤'을 통해 배달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바로고의 지난해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8% 확대됐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약 2.6배 확대됐다. 2016∼2018년 3년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메쉬코리아 역시 지난해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하며 유사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메쉬코리아가 최근 추진했던 투자유치를 감안했을 때, 인성데이타의 희망 매도가격은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메쉬코리아는 올 2월 40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한 후 투자유치에 나선 바 있다. 2017년 전환사채(CB) 발행 때 기업가치가 1550억원 정도였전 점을 감안하면, 3년여 만의 기업가치가 2.5배 가량 상승한 셈이다.
메쉬코리아와 비교해 인성데이타의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요소는 여럿 있다. 먼저 인성데이타는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영업이익은 각각 102억원, 52억원이며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배달대행 사업의 경우 약 25%(콜 수 기준)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푸드 딜리버리 거래 수(지난해 기준)는 900만건을 돌파했고, 가맹점 수는 5만여곳을 넘어섰다. 2위 사업자 대비 월 거래 수와 가맹점 수는 각각 335만건, 2만3000여개 정도 많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 시장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사업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성데이타는 실적을 매각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배달대행 사업자 밸류에이션의 핵심인 거래 수 역시 경쟁사 대비 많다는 점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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