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저가 속출' 화승그룹, 염가 승계 공식 따랐다 현승훈 회장, 자녀 증여 러시…수 십억 절세 효과 기대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25 07:52:4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코스닥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지만 지배주주에게는 승계 기회가 열렸다. 염가에 경영권 지분을 넘겨줄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승계 과제가 산적한 화승그룹 또한 재빨리 염가 승계 열차에 올라탔다. 연초와 비교해 30%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넘겨주면서 후계 승계와 증여세 절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습이다.

화승그룹 오너인 현승훈 회장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핵심 계열사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겨줬다. 신발 ODM 사업을 총괄하는 '화승인더스트리' 지분과 자동차 부품 부문 지주사격인 '화승R&A' 지분이 대상이 됐다.

현재 화승R&A와 화승인더스트리는 각각 장남 현지호 부회장과 차남 현석호 부회장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화승R&A=현지호, 화승인더스트리=현석호' 공식이 세워진 셈이다. 승계 절차 또한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년간에 걸쳐 승계 작업이 진행되면서 두 자녀는 현재 담당 계열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꿰차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그룹사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넘나들자 현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을 다시 두 자녀에게 물려주는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거의 최저가에 주식을 넘길 수 있어 승계 마침표를 찍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현 회장은 최근 화승R&A 주식 226만여주(3.5%)를 현지호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이 거래로 현 회장 지분율은 14.42%로 하락했지만, 현지호 부회장 지분율은 23.4%로 지배력이 강화됐다. 부자 간 지분율 격차도 2%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화승인더스트리 보유분은 차남 현석호 부회장에게 물려줬다. 보유하고 있던 358만여주(6.47%)를 모두 증여했고, 그 덕분에 현석호 부회장 지분율은 16.2%에서 22.6%로 크게 상승했다. 사실상 단독 1인 지배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증여 대상 기업은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2100원 선을 넘나들던 화승R&A 주가는 증여일인 이달 15일 종가 기준으로 1475원까지 떨어졌다. 화승인더스트리 또한 연초 1만1000원을 훌쩍 넘었던 주가가 현재 8000원 선까지 하락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패닉이나 다름없지만 지배주주에게 최적의 증여 타이밍이다. 증여 주식의 과세 기준은 증여일을 기점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주가로 계산한다. 두 종목은 모두 연초 대비 주가가 30%가량 빠진 상태다. 따라서 현재 주가 추이가 계속 이어질 경우, 증여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단순하게 연초와 비교했을 때, 화승인더스트리를 물려받은 현석호 부회장은 대략 70억원의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420억원에 육박했던 증여 주식 가치가 현재는 300억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지호 부회장 또한 화승R&A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10억원 안팎의 절세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이번 증여로 3세 형제 경영 체제가 확고히 구축됨에 따라 다음 단계로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화승R&A와 화승인더스트리는 약 10%의 지분을 상호 간에 보유하고 있다. 완벽한 독립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분 정리가 필요한 상태다. 오너 3세들이 직접 해당 지분을 취득하거나, 양 사간 지분을 맞교환하는 시나리오 등이 유력하다. 다만 상호 출자가 지배체제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중장기적으로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