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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단기 조달 확대…계열사 전반 확장 발행잔량 4.2조 넘겨 시장 비중 6% 돌파…차입 단기화 가속

피혜림 기자공개 2020-05-21 15:39:2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기업어음(CP) 시장 등을 활용한 단기조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를 필두로 SK텔레콤과 SKC, SK이노베이션, SK E&S, SK네트웍스, SK건설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CP 발행량을 늘렸다.

19일 기준 SK그룹의 CP 발행잔량은 4조 2770억원에 달했다. 전체 CP 발행잔량(6조 7041억원)의 6%를 넘어서는 비중이다.

지주사인 SK㈜가 9900억원의 발행잔량을 보유해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SK에너지(8450억원)와 SK E&S(4800억원), SK네트웍스(4500억원), SK종합화학(3800억원), SK렌터카(2100억원), SK실트론(1800억원), SK증권(1750억원), SK이노베이션(1600억원), SK텔레콤(1300억원), SKC(1100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의 발행잔량을 나타냈다. SK에어가스(800억원)와 SK텔레시스(500억원), SK건설(200억원), SK D&D(170억원) 등은 CP 시장을 통해 수백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SK그룹은 3월을 기점으로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종합화학과 SK건설, SK D&D 등은 지난 1년간 CP 발행 이력이 없었으나 올 3월부터 조달에 나섰다. SK㈜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내 불안감이 고조된 3월 20일을 기점으로 발행량을 늘려 잔량을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SK E&S와 SK텔레콤의 만기 장기화도 눈에 띈다. SK E&S는 올 3월 20일부터 364일물 발행에 나섰다. 사실상 1년에 가깝게 만기를 끌어올린 모습이다. CP의 경우 만기 1년 이상물을 조달할 경우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해야 해 사실상 364일물이 보편적으로 조달하는 가장 긴 만기물이다. 당초 SK E&S는 3개월과 6개월물 등 10개월 이하의 만기물을 주로 발행해왔다.

SK텔레콤의 CP 만기 역시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두 차례 CP 발행에 나서 만기를 모두 올 6월 25일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만기일을 결산기에 맞춰 설정할 경우 반기말에 일시상환해 재무제표상 차입금을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앞선 CP 발행 당시 SK텔레콤은 주로 만기 1개월 미만의 초단기물 조달만을 이어갔다.

SK그룹의 적극적인 단기 조달은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조달 여건 위축에 대비해 라인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 조달이 급증할 경우 상당한 유동성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시장 내 투심이 위축될 경우 단기자금시장부터 경색이 이뤄지기 때문에 만기도래하는 CP에 대한 차환 리스크가 높아진다.

SK그룹의 최근 단기조달량은 전년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SK그룹의 계열 합산 단기차입금은 3조 801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일부 계열사의 CP 발행잔량이 4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현재 수준의 CP만으로도 지난해 계열 합산 단기차입금을 뛰어넘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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