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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업 리포트]태양광에 뺨맞은 OCI, 반도체에 깃발 꽂았다구조조정 마무리, 반도체 폴리실리콘·과산화수소에 집중

이아경 기자공개 2020-05-26 08:10:26

[편집자주]

기후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는 전세계적인 화두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 감축에 힘쓰고 있고,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과 함께 '탈원전', '탈석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사업과 나날이 성장하는 태양광 시장은 변화하는 시대의 단면이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태양광은 소재기업들이 무너지며 가치사슬이 붕괴됐고, 풍력은 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벨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의 대표 기업인 OCI의 현주소는 주가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10년 전 65만원까지 반짝 치솟던 주가는 현재 4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태양광용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글로벌 2위 업체로 한 때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부진이 길어지면서 수익성은 바닥을 쳤다.

OCI는 지속되는 적자를 끊어내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은 말레이시아에서 만들기로 하고 국내 사업을 접기로 했다. 대신 전자급 폴리실리콘과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생산 확대로 활로를 찾기로 했다. 바이오 투자와 부동산개발 사업은 또다른 미래 먹거리다.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

OCI는 지난 2월20일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군산공장 가동을 멈췄다. 원가보다 낮은 판매가를 감당하면서 더이상 적자를 보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2018년 초 kg당 18달러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 kg당 7달러로 떨어졌다. OCI는 2018년 3분기부터 매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공장 중단에 따른 손상차손으로 7463억원을 인식했다.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지난 4월까지 임직원 약 6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올 1분기에는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와 공장 셧다운 비용 등 약 790억원이 더해지면서 영업손실 929억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적자는 약 144억원으로 추려진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대신 이달 1일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돌입했다. 군산 P1~3 공장 중 P1에서만 설비 보완을 거쳐 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용과 반도체용으로 나뉘는데, 주 성분인 규소의 순도가 더 높은 것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이다. 생산된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용 웨이퍼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목표는 2022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5000톤가량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약 1000톤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OCI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의 수요 증가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수요가 계속 유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제품 가격을 kg당 30달러로 가정할 시 1800억원의 매출액이 창출될 전망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식각, 세정에 쓰이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량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OCI는 국내 3위 과산화수소 생산업체로, 지난해 4월 포스코케미칼과 손잡고 과산화수소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환경을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합작법인은 오는 7월 설립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케미칼이 51%, OCI가 49%의 지분을 갖는다. OCI 전남 광양 내 4만2000㎡ 부지에 연산 5만톤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이 원료로 제철 부산물을 공급하면 OCI가 수소를 추출해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구조다. 상업생산 시점은 2022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


OCI는 이 외에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투자와 인천 학익동 부지에 부동산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당장 본업을 축소한 만큼 외형 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폴리실리콘 사업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 부문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석유화학 및 카본블랙 부문도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본블랙 사업은 주요 매출처인 타이어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에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카본블랙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카본블랙 수요는 전년 대비 적게는 11%, 많게는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화학 및 카본블랙의 1분기 영업적자는 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에 그쳤다.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유동성 지표는 위안거리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은 1분기 말 201%를 기록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금액은 약 7000억원으로 단기성 차입금(1752억원)의 4배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반적인 유동성지표는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형자산 등의 추가담보여력 및 우수한 대외신인도에 기반한 원활한 자금조달능력 등을 감안하면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에 대한 충분한 유동성 대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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