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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호 화승인더 부회장, 신의 한 수 '베트남 지분 매각' 승계 재원 확보, 규제 리스크 회피…1인 지배체제 구축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26 08:11:3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1: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승그룹 오너 3세는 다 계획이 있었다.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부회장의 이야기다. 갑작스럽게 베트남 무역상사 법인 지분을 팔더니 곧바로 증여 절차를 통해 아버지 현승훈 회장 지분을 물려받았다. 경영권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을 팔아 승계 재원을 확보한 뒤, 주가가 하락해 증여세 부담이 낮을 때 승계 드라이브를 건 모양새다.

또 세무당국이 해외법인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깊숙이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지분을 모두 매각해 관련 리스크 또한 완벽하게 해소했다는 평가다.

현 부회장은 최근 일련의 화승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단연 그 중심에 우뚝 서 있다. 해외 계열사 소유 구조 변동과 그룹 지주사격인 화승인더스트리 지분 증여 과정에 모두 관여돼 있기 때문이다.


먼저 현 부회장은 지난해 4분기 중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종합무역상사 'International B2B Solution (IBS)' 지분 40%를 모두 처분했다. IBS는 화승그룹의 베트남 현지 운송·물류·구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거점 계열사다. 베트남 신발 ODM 계열사 '화승비나'와 현 부회장이 수년간 60%, 40%씩의 지분을 나눠 가졌다.

IBS는 2015년부터 외형이 크게 확장됐다. 2016년 베트남 수출입 화물운송 자회사 '화승로지스틱스(HSL)'와 내륙 특화 운송법인 '화승글로벌(HSG)'을 새롭게 설립하며 무역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2017년에는 현지 신발 제조·판매사 'PHOSPIN'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했다.

자연스레 실적도 껑충 뛰었다. 2015년 9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불과 1년만에 500억원대로 급증했다. 자회사들까지 사업 본궤도에 오르면서 2017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IBS가 그룹 거점 계열사로 발돋움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오너 3세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자 그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미래 창출 이익을 포기하고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승계 재원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관측은 곧 현실로 증명됐다. 올들어 아버지 현 회장이 차남 현 부회장에게 화승인더스트리 지분을 증여하기로 하면서 당장 급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이달 들어 보유하고 있던 화승인더스트리 358만여주(6.47%)를 모두 차남에게 물려줬다.

코로나 19 사태로 주가가 바닥을 찍자 증여세 절감 효과를 노리고 증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초 1만1000만원을 넘나들던 주가가 현재는 8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420억원에 육박했던 증여 대상 지분 가치도 이제는 300억원이 채 안된다.

증여 자산의 가치가 낮아진 만큼 세금도 절약된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현 부회장은 약 70억원의 증여세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베트남법인을 판 자금으로 증여세를 내고 완벽하게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한 모습이다.

베트남법인 처분으로 현 부회장이 승계 재원 확보는 물론 일감 몰아주기 규제 리스크까지 해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IBS는 그룹 베트남 계열사들의 물류·구매 창구 역할을 도맡으면서 내부 거래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작년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업무 보고를 통해 해외 현지법인을 이용한 편법 상속·증여 등 신종 역외탈세 행위를 집중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발표 시점 즈음에 베트남법인 처분도 이뤄졌다.

화승그룹은 IBS의 내부 거래 비중이 크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현 부회장의 40% 지분을 취득한 상대방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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