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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A급 끝선' 탈출 시나리오 '매각→IPO' [Rating Watch]제약 사업 매각, 순차입금 부담 감소…수익성 포기, '계열 상장' 추가 개선

양정우 기자공개 2020-06-01 14:27:3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06: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급의 끝선에 몰린 한국콜마(A-)가 신용도를 드라마틱하게 개선할 수 있을까.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팔기로 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매각은 현금이 오가는 이벤트인 만큼 당장 순차입금 부담을 낮추는 이벤트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부채상환능력을 확연하게 강화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CMO 부문은 전 사업부 합산 실적보다 수익성이 높을 뿐 아니라 시장 지위 1위의 알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매각 완결시 재무 레버리지는 낮아져도 차입 커버리지의 개선까지 장담할 수 없다.

옛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로 강등된 신용등급을 회복하려면 추가적 재무 개선책이 필요하다. 관전 포인트는 조 단위 상장 밸류가 예상되는 HK이노엔의 기업공개(IPO)로 맞춰져 있다. 남은 사업으로 발빠른 차입 축소가 버거운 만큼 IPO를 통한 공모가 등급 복귀의 '키'로 꼽힌다.

◇알짜 CMO 매각, 3360억 확보 이벤트…순차입금 감소, 차입의존도 '뚝'

한국콜마홀딩스는 자회사 콜마파마의 보유 지분 전량(62.1%)과 한국콜마의 CMO 부문을 약 5124억원에 IMM PE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7일 공시했다. 그룹이 아닌 한국콜마 입장에선 CMO 사업을 3363억원에 파는 거래다.

한국콜마는 순차입금 규모를 단번에 3000억원 가량 낮출 수 있다. 본래 순차입금을 1000억원 수준에서 관리하면서 재무건전성을 유지해 왔으나 HK이노엔 인수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총 인수금액 1조3100억원 가운데 무려 9000억원을 차입에 의지한 탓에 순차입금(올해 1분기 말 1조337원)이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CMO 매각을 결정하면서 순차입금이 7000억원 대로 줄어들 기회를 마련했다.


현재 50%를 넘나드는 차입금의존도도 한결 낮아질 전망이다. 매각대금을 차입 상환 위주로 활용하면 30% 대로 끌어내릴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차입금의존도 55% 초과'를 BBB급 신용도로 전락하는 등급하향 요건으로 삼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차입금의존도가 51.2%까지 높아지면서 신용등급 하락의 코너에 다가섰으나 이제 숨통을 틔웠다.

한국콜마가 HK이노엔 인수에 쓴 현금은 약 600억원 정도다. 나머지 인수대금은 모두 차입금과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마련했다. HK이노엔의 인수 주체는 특수목적법인(SPC)인 CKM이다. 한국콜마는 보유 현금 600억원과 신규 차입 3000억원을 통해 CKM의 지분 50.7%를 확보했다. 나머지 49.3%는 3500억원(RCPS 인수)을 투입한 FI(H&Q와 미래에셋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쥐고 있다. 여기에 CKM이 인수금융으로 6000억원을 추가 차입해 인수 절차를 매듭지었다.

2018년 HK이노엔 인수를 마무리한 뒤 한국콜마의 신용등급은 'A0'에서 'A-'로 한 단계 떨어졌다. 등급 아웃룩은 '안정적'이지만 실적과 재무건전성 수준이 하향 트리거 쪽으로 쏠려 있었다.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리스크에서 안도할 수 없는 처지였다.


◇신용도 개선, 등급 회복 '글쎄'…알짜 사업 매각, 커버리지지표 부담

다만 신용등급 상향을 바라볼 정도로 신용도가 개선된 것으로 속단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CMO 부문은 제네릭 1위의 시장지배력으로 수익성을 높인 알짜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콜마의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지난해 CMO 파트의 매출액과 순자산액은 1665억원, 142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3% 수준으로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익성이 전사 실적(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7.6%)보다 높을 뿐 아니라 전체 영업이익 규모도 15~20% 가량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에비타(EBITDA) 역시 감소 수순이 예고돼 있다.

그만큼 차입 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총차입금/EBITDA)는 확연한 개선이 쉽지 않다. 차입금 규모를 줄여도 현금창출력 역시 위축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부진을 겪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차입 부담을 빠르게 해소하는 게 쉽지 않는 대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5.5배 수준(등급하향 요건 7배 초과)이다.

◇HK이노엔, 내년 IPO 출격 대기…4000억~6000억 공모, 'A0' 복귀 여건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바로 HK이노엔의 IPO 이벤트다. IB업계에선 상장 밸류로 2조원 수준을 거론하고 있다. 적정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공모 규모는 4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내년 공모만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한국콜마의 신용도는 과거 'A0'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

향후 공모자금은 구조(구주매출, 신주모집)와 무관하게 한국콜마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을 끌어내린다. IPO 과정을 전후해 인수금융 상환과 FI 엑시트가 단행돼도 재무건전성이 강화되는 건 마찬가지다. 현금창출력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이번엔 커버리지 지표마저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

HK이노엔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한국콜마의 재무 융통성도 강화될 전망이다. 계열사가 상장사냐 비상장사냐에 따라 시장성(Marketability) 점수가 달라진다. 즉시 처분할 수 있는 상장 주식은 모회사의 유동성 측면에서 더 후하게 평가받는다. 한국콜마는 현재 HK이노엔의 주식 100%를 쥐고 있어 IPO 이후에도 일부 처분이 가능한 지분율을 보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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