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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성신양회, '많은 차입, 적은 현금' 어떻게 풀까단기차입금 3100억, 현금성자산 88억…현금창출력 개선 관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6-01 08:06: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신양회는 오랜 기간 현금이 넉넉치 않은 경영을 이어왔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내 건설경기 호황 덕에 소위 '잘 나가는' 기업 중 하나였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탓에 성장세가 멈춘 이후 줄곧 상당한 재무부담을 짊어져왔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레미콘 공장 매입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늘렸던 차입금은 부담이 돼 돌아왔다. 성신양회는 빌린 돈을 갚기 위해 2010년대 들어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줄줄이 매각해야만 했다. 당시 오이솔루션, 한국터보기계 지분 뿐 아니라 보유 공장들을 다시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재무적 어려움은 좀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채비율 등 일부 재무지표는 개선되긴 했지만 순차입금은 몇 년째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유동비율 또한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성신양회의 재무를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나빠진 영업실적 또한 걱정거리다. 현재 성신양회의 CFO 역할은 이성구 관리본부장이 맡고 있다. 이 본부장은 1963년생으로 충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성신양회에서 30년간 근무하고 있다. 2013년 이사 승진과 함께 임원에 올라선 이후 관리지원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부채비율 개선 긍정적, '많은 차입'은 부담

올 1분기 말 기준 성신양회는 166%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밑돌면 재무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부채비율만 놓고 보자면 성신양회의 재무구조가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성신양회의 부채비율은 10년 전인 2010년 230%에서 꾸준히 떨어져왔다. 2010년대 중반 전방산업 회복세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었다.

다만 2016년 이후부터 이렇다 할 확고한 재무구조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 정체가 시작되자 시멘트와 레미콘 사업의 영업이익 또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올 1분기 성신양회의 총차입금 규모는 3500억원 수준으로 약 5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4.9%로 2016년 35.1%와 견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성신양회가 보유한 차입금 대부분이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돼있다는 데 있다. 성신양회 1분기 보고서 연결재무제표 주석 내 '38. 위험관리' 항목 중 '유동성위험'을 보면 구체적인 차입금 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성신양회는 올 1분기 말 기준 총 3430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단기차입금에 계상된 금액은 2893억원이다.

여기에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사채와 유동성장기차입금을 더하면 단기 차입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지난 3월 발행한 단기 사채 100억원과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장기차입금 123억원을 포함하면 총 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은 3100억원이 넘는 셈이다.


그런데 성신양회가 보유한 현금은 차입금을 갚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기준 성신양회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88억원으로 지난해 말 158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쭉 늘린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러한 '적은 현금' 현상은 오래도록 지속돼 왔다. 지난 10년간의 유동성 추이를 보면 확인 가능하다.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의 재무지표들이 10년 전과 비교해 개선된 것과 달리 유동비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45~62% 구간에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올 1분기 성신양회의 유동비율은 54.8%로 지난해 말 58.5%와 비교해 3.7%포인트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비율로, 기업의 단기 부채에 대한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밑돌면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


◇악화된 현금창출능력, 향후 실적 개선 관건

비슷한 재무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성신양회가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성신양회는 당초 매각을 고려했던 시멘트 사업을 물적분할해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동화 가능한 자산이 많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의 재무를 책임지는 이성구 관리지원본부장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신양회가 올 1분기 취한 재무적 움직임은 100억원의 단기 사모사채 발행이 사실상 유일하다.

최근 몇 년간 영업실적 악화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2016년만 하더라도 영업이익 370억원, EBITDA 900억원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3년 만인 2019년 영업이익은 210억, EBITDA는 610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더욱 나빠졌다. 영업손익과 EBITDA는 각각 144억원, 4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성신양회는 유동성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계약은 연장하면 되기 때문에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2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어 별도의 자산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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