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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부회장 결단이 가져올 SK케미칼의 미래는 오너 의중 녹아든 BE사업부 속전속결 매각, 업계 우려·기대 시선 '반반'

박기수 기자공개 2020-06-01 08:06:2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속전속결. 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BE)사업부 매각을 결정하고 한앤컴퍼니로 매각을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매우 짧았다. 약 한 달간의 기간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통상 사업부 매각 절차가 길게는 몇 달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런 속전속결 딜은 오로지 오너의 결단이 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SK케미칼은 최창원 SK그룹 부회장(사진)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그룹의 주력 자회사다. 즉 BE사업부 매각은 최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BE사업부 매각에 업계의 반응은 갈린다. 우선 업계는 의구심을 먼저 갖는다. BE사업부가 작년 SK케미칼의 영업이익 중 절반을 차지할 만큼 캐시카우 사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작년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2억원, BE사업부의 영업이익은 802억원의 약 48% 수준인 388억원이었다.

더구나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2017년부터 실적 상승세를 보인 '이제 막 꽃핀 사업'이었다. 환경 문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 특성도 시대 흐름과 궤를 함께한다는 이점도 있었다.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식물성 유지와 메탄올을 반응시켜 생산하는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증유 등을 생산하는 사업이었다. 각각 석유 기반 디젤과 벙커C유 등을 대체할 수 있어 주목받는 사업으로 지목됐다.

매각가는 3825억원이다. BE사업의 현재 현금창출력과 미래 유망성을 봤을 때 더 높은 가치를 받아도 됐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케미칼 전체 수익성을 놓고 봤을때 BE사업이 내는 수익성이 상당했기 때문에 매각된다는 사실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으로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BE사업부는 언젠가 매각될 대상이었다는 점을 언급한다. SK케미칼은 에너지 회사가 아닌 '코폴리에스터'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하는 쪽 입장에서는 현금창출이 원활하게 될 때 좋은 가격을 받고 팔자는 생각이 강했을 수도 있다"라면서 "최창원 부회장이 결국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유망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코폴리에스터 사업의 현황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였던 중국 시장의 내수가 살아나면서 화장품 용기로 쓰이는 코폴리에스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코폴리에스터 및 유화 사업이 기록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전사 영업이익 80억원보다 많다. 계속 골머리를 앓게 하던 자회사(현재 합병) 이니츠의 적자 분(114억원)을 메우고도 남은 셈이다.

또 한앤컴퍼니로의 매각 후 수령할 금액으로 주력 사업의 역량을 늘리는 데 사용할 여지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케미칼이 주력으로 생각하고 있는 코폴리에스터 사업이나 관련 사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증설 등 여러 투자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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