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의 자사주 매입…투자수익률 살펴보니 대부분 취임 직후 자사주 매입 나서…100억 대 매입 사례도
김슬기 기자공개 2020-06-02 08:14:2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사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의 의지를 보여준다. 주가 상승 시그널이라기 보다는 향후 주가 상승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의미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내 전자 계열사를 살펴보면 대표들은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대표의 주식매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뛴 곳은 삼성SDI다. 전영현 대표 취임 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주가가 160% 올랐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모두 취임 첫해에 주식매집에 나서 꽤 짭짤한 수익률을 올렸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만 이 공식에서 다소 벗어났다. 홍 대표는 취임 후 1여년 시간이 지난 후 주식을 매입했고 주가는 도리어 더 떨어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경계현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사주 3000주를 매입했다. 경 대표는 올해 1월 20일 삼성 정기인사 때 대표로 취임했으며 3월 18일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선임 4개월여만에 자사주 매집으로 성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매입단가는 12만원이며 5월말 주가는 12만5000원이었다.
삼성 내 전자 관련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곳을 살펴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비상장사이며 제일기획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업종이 다르다. 연초 인사에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대표는 모두 유임되면서 자리를 지켰다. 올해 처음 선임된 인물은 경 대표가 유일하다.
전자 계열사 대표들은 시기는 다르지만 대부분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사주를 매입했다. 취임 시기가 가장 빠른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두달도 안 돼 주당 13만원대에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당시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로 조남성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으로 2017년 2월 28일 전 대표가 내정됐다. 그해 3월 24일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자사주 매입은 4월 24일에 이뤄졌다.
전 대표는 자사주 매입만 빨랐던 게 아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수습과 더불어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배터리 낙점하면서 빠르게 투자를 이어나갔다. 취임 전인 2016년에는 5조원대의 매출, 9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취임 후 흑자전환을 이뤘고 2019년 10조원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I의 주가는 같은 기간 급등했다. 2017년초만해도 10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36만원대까지 올라왔다. 전 대표는 자사주 매입에 7억원 가까이 썼지만 현재 주가 상승으로 11억원 정도를 벌었다. 160%대의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김기남 대표(DS부문), 김현석 대표(CE 부문), 고동진 대표(IM 부문) 역시 대표 취임 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김기남 대표는 2017년 10월말 대표로 올라섰고 다음해 3월 등기이사로 선임됐지만 자사주 매입은 모두 등기이사 선임 전에 이뤄졌다. 김 대표는 2017년말 3500주(액면분할 전)를 샀고 2019년5월 2만5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현재 20만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며 주당 4만9000원대에 산 것으로 파악된다. 주식 매입에만 100억원 정도를 썼다.
고동진 대표는 2018년 1월에 1000주를 매입했다. 그해 5월 액면분할을 하면서 주식수가 5000주까지 늘었고 2019년 5월 2만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7만5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매입단가는 4만6600원 정도로 주식 매입에 35억원을 썼다.
김현석 대표는 취임 후인 2018년 1월에 1095주를 매입했고 그 이후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지 않았다. 분할 후 주식은 9만9750주이다. 하지만 타 대표와 달리 대표 취임 전 900주(액면분할 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고 당시 주당 119만5000원에 주식을 취득한 뒤 쭉 보유하고 있었다. 그 덕에 주당 매입단가는 3만7800원대다. 총 매입금액은 38억원 가량이다.
한편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취임 1년여가 지난 후에 주식 매입에 나섰다. 대표 취임 후 곧바로 주식을 매입한 타 계열사와는 다른 행보였다. 홍 대표는 2017년11월에 선임됐다. 2019년2월~8월까지 분할매집에 나서면서 총 1100주를 샀다. 주식매집에 총 2억4000만원 가량 썼다. 평단가는 22만1000원대다. 최근 삼성SDS 주가는 19만원대다. 계열사 대표 중 유일하게 자사주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김권 셀비온 대표"경쟁약 넘는 효능, 품목허가 꿈 도전"
- [Policy Radar]바이오시밀러 문턱 낮춘 유럽, 비용·경쟁 판이 바뀐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자본잠식 벗어났지만 결손금 두 배 늘었다
- [한국투자캐피탈]6년 만에 사내이사 신규 선임…사내이사 2인 체제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갈 길 바쁜 농협은행…캄보디아 법인 '역성장'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HD현대마린솔루션 IPO]HD현대중공업 데자뷔, '삼성·대신증권' 인수단 포함
- [IB 풍향계]'대한전선·LGD' 이후 잠잠한 유상증자, 고민 큰 IB들
- DCM 레코드 쌓는 하나증권, 인수단부터 '공략'
- [이사회 모니터]이승종 KB지주 CSO, KB증권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
- '화끈했던' 삼양식품, '수요·금리' 모두 흡족했다
- '발빠른' HD현대그룹, 상반기 공모채 조달 '일단락'
- NH증권, 예상대로 '이성·신재욱' 체제 택했다
- [IB 풍향계]전통강호 '톱3' 위협 신한증권, 회사채 시장 '메기효과'
- [Company & IB]대상그룹-KB증권 '10년 인연' 빛났다
- [thebell note]일본 밸류업 방안에서 찾은 디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