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IPO 뜬다…'AI 트랜스포메이션' 키워드 상장 예비기업 트렌드, '핫' 섹터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0-06-03 14:44:2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0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즈니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핫'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신약 개발부터 질병 진단, 의료기기 개발, 3D프린팅 등에 이르기까지 AI를 등에 업은 상장예비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AI를 기업가치의 전면에 내세운 기업은 주관사 선정 단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모든 산업 영역에 걸쳐 인공지능화가 시도되는 터라 IPO에서도 AI 섹터가 대세 흐름을 이룰 전망이다.
◇신약·의료기기·3D프린팅 등 AI 접목 기업, 주관사 경쟁부터 열기
최근 애니메디솔루션이 진행한 상장주관사 경쟁전엔 국내 IPO '빅3' 증권사가 모두 참여했다. AI 기반 3D프린팅 기술로 의료기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공모 규모가 수천억원 대에 달할 빅딜은 아니지만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결과다.
'AI+알파'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은 IPO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던 스탠다임과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신테카바이오 등은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접목한 기업이다. AI 기술로 진료 영상을 분석해 특정 질환을 찾아내는 진단 솔루션 업체도 적지 않다. 뷰노와 루닛 등이 대표 업체다. 모두 상장 작업이 무르익고 있다.
AI 트랜스포메이션이 인공지능의 확장성을 뜻하듯 AI와 손잡는 산업과 융합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국내 대기업이 자율 주행(현대자동차)과 광고 고도화(네이버, 카카오) 등에 매달리는 건 물론이고 스타트업 역시 독창적 사업 모델을 만드는 기회를 누리고 있다. 수아랩(스마트팩토리), 인텔리콘(AI법률서비스) 등이 성공 사례다. 내달 IPO 공모에 나선 솔트룩스(AI고객센터) 역시 독자 영역을 구축한 기업이다.
'약한 인공지능(Weak AI, 특정 과제 수행)'과 '강한 인공지능(Strong AI, 일반 문제 해결)'에서 국내 기업에 승산이 있는 건 전자 쪽이다. 약한 인공지능의 경우 특정 사업의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AI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이 매달리는 강한 인공지능은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아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다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 지형을 바꿀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AI 시대, 딥러닝 개발로 개화…국내 스타트업, IPO 등 조달 루트 절실
인공지능이란 콘셉트는 오래 전부터 정립돼 있었으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근래 일이다. AI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건 2006년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이 도입될 때부터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은 AI 시대의 개막을 알린 이벤트로 여겨진다.
딥러닝은 입력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이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이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다르게 학습 전에 먼저 사람의 손길이 닿을 필요가 없다. 빅데이터를 그대로 가져와 자체적으로 특징을 뽑아낼 수 있다. AI는 빅데이터 학습을 통해 더 고도화되고 빅데이터는 AI를 토대로 가치있는 통찰로 전환된다. AI 기술에 늘상 빅데이터란 단어가 붙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딥러닝 등 최신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적지 않다. 광범위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할 뿐 아니라 기존 학습 모델을 재사용하는 것도 힘들다. 도출 결과에 대해 설득력있는 설명을 뒷받침하기도 쉽지 않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IT 공룡이 AI을 선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전 세계에 걸친 압도적 데이터를 쥐고 있는 데다 막대한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시장엔 규제 장벽이 없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말 'AI 국가전략'을 발표한 뒤 인프라 확충과 전략적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채비를 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스타트업은 무엇보다 생존을 위한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며 "당장 수익 궤도에 오르지 못해도 IPO 등 조달 창구에 쉽게 접근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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