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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배 비싸게'…KCGI, 반도건설 의식했나지분율 19.55%로 확대, 반도건설과 비슷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03 08:34:4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2개월여 만에 한진칼 지분 매입을 재개했다. 당분간 추가 매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별안간 태도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KCGI는 평균 매입단가보다 3배 가까이 되는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을 사들였다.

이를 두고 최근 잇따라 지분율 확대에 나선 반도건설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려가는 반도건설에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는 물론, 3자연합 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반도건설은 지분율을 19.2%로 확대하며 19.55%인 KCGI의 뒤를 바짝 쫓게 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이 1일 기준 45.23%(5917만458주)로 확대됐다. 이전 공시까지는 42.74%(5917만458주)였으나 지난달 말부터 수차례 추가 매집을 하며 45%를 넘기게 됐다.

특히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반도건설 뿐 아니라 KCGI도 지분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반도건설이 지난달 26일 123만4500주(2.09%)를 사들였고 KCGI가 29일 뒤따라 11만1390주(0.19%)를 샀다. 이후 반도건설이 이달 1일 또 한번 12만6467주(0.21%)를 매입했다.

눈에 띄는 건 주식을 매입한 가격이다. KCGI는 주당 9만4248원을 주고 11만1390주를 사들였다. 매입대금만 105억 가까이 된다. 그동안 평균 매입단가가 3만1000~3만2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배에 달하는 돈을 주고 지분 확대에 나선 셈이다. 심지어 이번에 반도건설 매입단가인 8만5815~9만2850원 보다도 비싸다.

당초 KCGI는 반도건설의 지분 추가 매집 사실이 시장에 공유되기 전까진 당분간 지분을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었다. 3자연합의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 측을 앞서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가격에 지분 확대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반도건설의 뒤를 따라 다시 추매에 돌입했다. KCGI가 태도를 바꾼 이유가 반도건설의 지분 매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이번 추가 매집으로 KCGI와 반도건설의 지분율이 엇비슷해졌다. KCGI는 19.55%(1156만5190주), 반도건설은 19.20%(1136만1000주)다. 반도건설은 당초 16.9%였으나 불과 며칠 만에 19.2%로 2.3%포인트 확대했다. 3자연합 내 기여도 역시 KCGI 43.21%, 반도건설 42.45%로 1%포인트 미만으로 줄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서 반도건설이 이번 추매 사실을 미리 KCGI 및 조현아 전 부사장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며 3자연합 내부에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은 단일 최대주주인 KCGI가 사실상 '대장' 역할을 해왔으나 반도건설이 덩치를 키워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배에 탔지만 각자의 세부적인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어 언제든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주도권 다툼을 벌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반도건설 지분율이 KCGI와 비슷해지면서 이들 사이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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