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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갑질 논란, 인성데이타 매각 걸림돌 되나 불공정 계약 제재 리스크…밸류에이션 갭 극복 관건

김병윤 기자공개 2020-06-05 09:54:3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드딜리버리 서비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인성데이타의 매각은 순항할까. 소화물배송업계 1위 등 뚜렷한 강점은 분명 있지만 이를 상쇄하는 이슈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지속되는 갑질 논란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제재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매도자와 원매자 간 밸류에이션 눈높이 차이도 거래 성사의 변수로 지목된다.

4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올 2월 인천시 배달대행업체 20여곳은 로지올을 상대로 공정위에 민원을 접수했다. 로지올이 배달대행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고객사에 불공정 계약을 맺도록 유도했다는 내용이다. 로지올은 인성데이타의 완전자회사로 배달·광고대행업을 영위한다.

해당 민원에 대해 공정위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답변의 내용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민원 접수자들이 내용을 보강, 다시 신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공정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민원을 제기한 측에서 공정위의 답변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불공정 계약과 관련한 내용을 보강한 다음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업계에서는 이번 민원과 관련 신고자 측의 추가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불공정 계약 관련 불만이 강하게 제기되는 분위기"라며 "인성데이타가 불공정 계약과 관련해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인성데이타는 2018년 공정위로부터 거래행위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인성데이타가 퀵서비스 사업자에게 자사의 퀵서비스 배차 프로그램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한 행위를 금지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관련 문제는 2011년부터 빚어졌다. 인성데이타는 2011년 11월 22일부터 계약서에 퀵서비스 사업자가 자사의 배차 프로그램(인성솔루션)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을 신설했다. 2013년에는 인성솔루션을 메인으로 사용하지 않는 업체에게 인성데이타가 제재할 계획을 공지하기도 했다.

일부 원매자는 이러한 규제 이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성데이타의 직접적 불법 행위 외 간접적으로 연루된 문제 역시 리스크로 간주하는 곳도 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성데이타가 개발·공급하는 퀵서비스 중개 프로그램(인성공유망)의 보급률이 높다보니 간접적으로 사건·사고에 엮이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7년 서울퀵서비스사업자협회가 독점규제·공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서울퀵서비스사업자협회는 자사의 규약을 위반한 회원에게 인성 공유망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 조치할 것임을 통지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달대행업 내 불공정 계약은 고착화된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산업의 확대 가능성은 높게 예상되지만, 이러한 규제 이슈에 피로감을 느끼는 원매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규제 이슈 외 밸류에이션 눈높이 차 또한 이번 거래 성사의 변수로 언급된다. 매도자와 원매자 간 적정 밸류에이션을 두고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도자는 인성데이타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EV)를 4000억원 정도로 책정, 경영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8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때의 기업가치 대비 두 배 가량 높아진 수치다. 비교기업인 바로고·메쉬코리아와 달리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등 밸류에이션 산정에 긍정적인 부분은 있다. 소화물배송 시장점유율 1위(74%, 매출액 기준), 음식배달대행 시장점유율 1위(25%) 등 우수한 시장지위 역시 몸값 산출에 우호적 요소로 지목된다.

다만 객관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도출하기 어려운 탓에 매도자의 희망 EV가 적정한지에 의구심이 적잖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부 원매자는 매도자가 원하는 값의 절반 가량을 적정 EV로 보는 등 밸류에이션을 두고 괴리가 꽤 존재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번 인성데이타의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황인혁 대표 지분(지분율 81.22%)이다. △산은캐피탈(2.59%) △수 딜리버리플랫폼 그로스 투자조합(10.52%, RCPS) △신한-수인베스트먼트 청년창업투자조합(0.25%, RCPS) 등도 태그얼롱(tag-along)을 통해 엑시트에 나설 전망이다. 인성데이타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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