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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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스핀오프 명암]바이오벤처의 글로벌 시장 도전 카드⑪해외 자회사두고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장…모회사와 명확한 구분도 특징

서은내 기자공개 2020-06-18 08:10:53

[편집자주]

바이오텍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영화나 게임의 설정을 토대로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텍 스핀오프는 특정 기술이나 신약 물질을 따로 떼어내 독립하는 것이다. 미국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도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개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주주별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회사별 스핀오프 방식, 분사 후 주주 구성 등 유형을 살펴보고 이해득실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5: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벤처들도 스핀오프(spin-off)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은 또 다른 자회사를 분사하며 모기업과 또 다른 형태의 연구개발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이들의 스핀오프 트렌드를 짚어보면 '글로벌', '새로운 회사명', '100% 종속회사'란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바이오벤처의 스핀오프는 글로벌 지역에 자회사를 위치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로 무대를 제한하지 않고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모인 선진 시장에 회사를 설립함으로써 글로벌 파트너들과 비즈니스의 협력이 가능한 영역을 넓히는 형태다. 또 미국 FDA와의 소통이 필요한 신약개발 특성을 살려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바이오텍도 늘어나고 있다.

신약개발 벤처 중 파멥신은 미국에 '윈칼 바이오팜'을, 큐리언트는 독일에 '큐리파이브'를 설립했다. 인체조직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가 중국에 '엘앤씨바이오사이언스테크놀러지'를 만든 것도 비근한 예다. 진단업체 지노믹트리도 지난해 미국 '프로미스 다이애그노스틱스'를 설립했다.

◇파멥신, 윈칼로 '캘리포니아를 평정한다'

글로벌 스핀오프 전략은 회사마다 다르다. 파멥신은 모기업과 자회사 사업 간 명확한 경계를 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분구조상 100% 자회사로써 자회사의 순이익은 전부 모회사에 귀속되나, 개발 물질의 영역을 달리함으로써 서로 사업이 침범할 가능성을 초기부터 배제한 형태다.

파멥신은 올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캘리포니아를 평정하겠다'는 의미를 지닌 '윈칼 바이오팜(Wincal Biopharm, 이하 윈칼)'을 설립했다. 파멥신이 초기 1000만달러(약 116억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어 노인성황반변성, 당뇨성망막질환 등 안과질환에 효과가 있는 파멥신의 기술을 윈칼에 라이선스아웃했다. 계약상 향후 윈칼이 외부에 기술이전 등 상업화 수익이 창출되면 수익을 윈칼과 파멥신이 7대 3으로 나눠갖는다.

윈칼은 항암제를 중심으로 바이오신약을 개발 중인 파멥신과 달리 '비종양' 분야 R&D로 방향을 명확히 설정했다. 또 파멥신과 별개로 향후 미국 지역에서 벤처투자기관을 찾아 따로 펀딩을 받을 예정이다. 사업적 분리를 위해 사용 공간도 모기업과 구분을 뒀다. 파멥신은 글로벌 임상을 위해 미국에 임상 컨트롤타워 구축을 준비 중이며 해당 공간 사용료도 각 기업이 따로 지불하고 있다.

파멥신 관계자는 "윈칼은 파멥신의 자회사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본연의 정체성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서 서바이벌 해야하는 만큼 굳이 파멥신의 그늘에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파멥신 항암제 중 안질환에 효과있는 파이프라인이나 국내에서 개발하기'에 전문성이 약한 분야를 윈칼이 독자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사업이 잘 진척되면 샌프란시스코에서 나아가 보스톤 등으로 무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큐리언트도 시리즈 스핀오프를 꿈꾸는 벤처 중 하나다. 첫 단추로서 올초 독일에 합작 형태로 큐리파이브 테라퓨틱스(QLi5 Therapeutics, 이하 큐리파이브)를 만들었다. 큐리언트는 리서치 분야를 내부에 두고 있지 않고 임상 등 뒷단의 개발 사업에 집중된 벤처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의 기술도입을 시발점으로 스핀오프 자회사를 늘려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큐리파이브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및 그 자회사 LDC(Lead Discovery Center)와의 전략 제휴를 통해 합작설립됐다. 노벨상 수상자인 막스플랑크연구소 로베르트 후버 교수가 발굴한 면역프로테아좀 저해제 기술을 도입했으며 이를 혁신치료제로 개발시켜갈 계획이다.

큐리언트는 큐리파이브 설립에 2억원을 출자했으며 막스플랑크연구소, 로베르트 후버 교수 등과 지분을 나눠가진 결과 50%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유상증자에 20억원을 추가 출자해 큐리언트 지분율이 71.74%까지 늘어난 상태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물질을 기반으로 자회사 스핀오프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신약 후보물질로서 상업적 가능성이 확인되면 자회사 별로 M&A 등의 방식으로 큐리언트의 이익 회수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엘앤씨바이오는 국내에서 성공 모델을 만든 기술을 기반으로 중국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스핀오프를 시도하는 케이스다. 중국에서 피부이식재 사업을 개시하는 게 목적이며 현지에서 직접 원료를 수급하고 개발, 제품 생산까지 완료해 중국 법인이 매출을 일으키는 청사진을 실행에 옮겼다. 이를 위해 개발, 생산 기술 이전 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중국 투자기관 CICC와 합작 형태로 엘앤씨바이오사이언스테크놀러지를 중국 춘산에 만들었다. 엘앤씨바이오가 설립 출자금으로 48억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지분율은 100%다. 해당 투자금에는 중국 투자기관에서 엘앤씨바이오에 투자한 자금도 포함돼있다. 향후 중국 측 자금이 엘앤씨바이오사이언스테크놀러지로 직접 들어올 예정이다.

◇모회사와 명확한 구분…실질적 가치상승

모기업과 완전히 다른 회사 이름으로 자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다. 앞선 파멥신과 윈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노믹트리 역시 지난해 상장 직후 기존 모기업의 이름과는 아예 다른 '프로미스 다이애그노스틱스(Promis Diagnostics)'로 미국 자회사를 세운 사례다.

지노믹트리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에 113억원을 투자해 프로미스 다이애그노스틱스를 설립했다. 해외 자회사 설립은 지노믹트리가 상장하기 전부터 계획으로 내세웠던 사업이다. 한국 지노믹트리와 같은 분자진단업체로서 미국 FDA 허가용 임상과 글로벌 기업 간 파트너십 확장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초기 지노믹트리는 미국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한 차례 계획을 수정해 초기 임직원 주식보상 제도를 설정하면서 자회사 지분의 91%만을 확보하기로 했다. 주식보상 제도 대상은 설립 초 참여한 CEO, CMO, CFO 및 주요 임상인력들이다. 그 중 자회사 대표직을 겸직 중인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도 포함됐다. 올초 기준 안 대표의 프로미스 다이애그노스틱스 지분율은 3.5%다.

지노믹트리는 올해 1월 프로미스다이애그노스틱스에 234억원을 추가 투자했으며 지분율이 92%로 올라갔다. 비슷한 시기 프로미스다이애그노스틱스는 국내 펀드로 부터 125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당시 펀딩은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이례적인 형태인 컨버터블 노트 발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컨버터블 노트란 투자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고정시키지 않고 상한선을 두는 방법이다. 전환가격이 정해져있지 않는 전환사채와 비슷하다.

제노포커스에서 파생된 '바이옴로직' 역시 새로운 이름으로 모회사 사업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경우다. 바이옴로직은 2018년 설립됐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이 주력이다. 모기업 제노포커스는 효소 매출이 주된 사업이다. 제노포커스의 핵심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도전하는 것이 바이옴로직 설립의 목적이다. 초기 5억원을 투자해 제노포커스 100% 자회사 형태로 R&D가 진행 중이며 임상에 자금투입이 많이 필요한 만큼 따로 자금조달도 준비 중이다.

제노포커스나 파멥신, 엘앤씨바이오의 스핀오프 자회사들은 모두 100% 종속자회사로서 이익이 그대로 모회사에 흘러가는 지분구조 아래 놓여있다. 합작 파트너나 초기 물질 발굴자 등의 보상 성격의 지분이 일부 포함되는 경우는 있지만 대체로 최근의 스핀오프 사례들은 모회사가 종속자회사로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교적 깔끔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점차 바이오텍들이 다양한 형태의 스핀오프 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 모기업의 실질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바람직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회사의 핵심 기술 등 자산이 이동하는 만큼 주주의 이익과 배치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이전할 때에는 공신력있는 평가기관을 통해 시장가치를 제대로 매긴 후 계약을 맺어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바이오텍의 스핀오프가 모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볼 때 합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적으로 볼 때 이치에 맞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면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개발 물질 또는 사업의 영역이 서로 경쟁 구도에 놓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며 지분 구조 상 소수 주주에게만 득이 되는 구조로 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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