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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채권 1등 하우스, 해외채권 명가로 도약" [thebell interview]조규상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 "해외채권 투자 확대...국내·해외채 벽 허물 것"

김수정 기자공개 2020-06-22 13:00:1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4: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규상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부사장·사진)는 최근 사업부 핵심 수익원인 채권 트레이딩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국내채권 운용 사업에 투입된 인적·물적 자원 일부를 해외채권에 재배치해 채권 트레이딩의 무게중심을 국내채권에서 해외채권으로 옮기는 게 핵심이다.

국내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지면서 국내채권 운용 수익은 이미 정체기에 진입했다. 반면 해외 채권은 금리 스프레드가 커 고금리를 추구할 기회가 많다 보니 수익률이 국내채권의 10배에 달한다. 조 대표는 업계 최고 원화채권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채권을 육성하고 더 나아가서는 국내·해외 채권 간 경계를 허물어 시너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내채권 운용업 '초성숙'…해외채권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운용사업부는 IB사업부와 더불어 최근 2년 간 NH투자증권 사상 최대 이익을 견인한 핵심 조직이다. 국내 대표 채권 전문가인 조규상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20년 가까이 외국계 금융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대유증권에 입사해 동방페레그린증권 채권부,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 자금부를 거쳐 맥쿼리IMM자산운용 부대표,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2014년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FICC사업부 대표, 트레이딩사업부 대표를 지내고 2018년 운용사업부 대표 직함을 달았다.


채권은 명실상부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핵심 수익원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원화채권 운용 규모와 수익금액 모두 1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정영채 대표 취임 이후 운용사업부 내 채권본부 비중은 더욱 압도적으로 커졌다. 전 사업부 통틀어 수익 변동성이 큰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결과다.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는 지난해 주식운용본부를 없앤데 이어 조만간 조직개편을 통해 파생상품 담당 본부를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파생상품 비즈니스는 2015년까지 10년 이상 가파르게 성장해 왔지만 그 이후 수익 변동성이 커지면서 큰 방향이 우하향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며 "파생상품 업황에 대해 거듭 고민한 결과 가까운 시일 내 파생 비즈니스가 과거 같은 성장세를 회복할지 의문이라고 판단돼 파생 사업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생본부뿐 아니라 채권본부에서도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원화채권이 운용 수익이 정체되기 시작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은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해외채권 위주로 인적, 물적 자원 투입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작년 말 기준 23조원 규모 원화 채권 자산에 비해 해외 채권 자산은 2조4000억원(약 20억달러)로 원화 채권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채권 운용에서 발생한 수익은 원화채권을 웃돌았다.

해외채권은 스프레드가 원화채권보다 큰 만큼 리스크가 크지만 동시에 기회요인도 많다. 조 대표는 "증권사들의 국내채권 운용 조직은 업력이 수십년 됐고 인력 규모나 북 사이즈도 크다"며 "당사 원화채권 운용 성과는 지난 수년 간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올해도 이달 기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 25조원에 달했던 국내채권 운용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향후 원화채권 운용으로 벌 수 있는 수익도 점점 작아질 전망이다. 조 대표는 "한국 채권 금리 스프레드는 매우 타이트하다"며 "비교적 고금리를 제공하는 여전채도 스프레드가 50bp 밖에 안 돼 투자 시 기대 수익률이 1% 초반대에 불과하고 무위험으로 투자하려다 보면 수익률이 소수점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럼에도 연간 원화채권으로 매년 1000억원 가량씩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건 규모 자체가 큰 데다 최근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면서 평가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내년과 내후년에도 계속해서 이 정도 수익을 내려면 환경적으로 한국은행이 매년 기준금리를 올해처럼 75bp씩 낮춰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 원화채권 대비 운용 수익률이 높은 해외채권은 그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다. 해외 채권에 대한 회사 재산 투입도 늘어나고 있지만 고객 자금도 부쩍 해외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NH투자증권 해외채권 운용 자산 가운데 고객들이 매수한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규모만 9000억원 정도다. 달러RP 판매량은 최근 수개월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는 비단 NH투자증권에서만 관측되는 게 아니다. 매력적인 금융상품의 부재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한국이 처한 현실 등을 감안해 해외 자산 비중을 늘리려는 투자수요가 해외 채권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은행 달러예금 대비 수익률 면에서 유리한 달러RP가 불티 나듯 팔려 나간다.

조 대표는 "국내채권에 투자하던 기관이나 개인이 다른 투자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메자닌이나 부동산 등 대체투자가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며 "하지만 최근 이들 자산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당한 투자금이 갈 곳을 잃었고 이런 자금들이 해외 채권으로 유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채권 자원 해외채권에 리밸런싱…"원화·외화채 경계 없애 시너지 낼 것"

달러 자산은 달러 RP나 미국 국채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여러 신흥국 국채와 한국 기업이 발행하는 달러 표시 채권, 즉 KP물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KP물은 트레이딩으로 특히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수단이다. 미국 국채 금리에 일정 수준 스프레드를 붙여 발행하는데 스프레드가 수요에 따라 유동적이라 보다 역동적인 트레이딩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다가올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채권 조직을 축소하고 해외채권 조직을 확대한다는 큰 그림을 그려둔 상태다. 조 대표는 "해외채권은 빠르게 크고 있고 또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섹터"라며 "다만 긴 업력만큼 인력도 풍부한 원화채권 운용사업과 달리 달러채권은 그 성장 속도에 비해 운용인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타사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외부 충원도 쉽지 않다"며 "이에 원화채권을 운용하던 주니어들을 해외채권으로 돌려 최대한 외부 수혈 없이 자체적으로 해외 채권 역량을 키우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화채권 트레이더는 채권이란 상품 자체에 익숙하고 해외 시황과 금리를 비롯해 각종 글로벌 이슈도 이미 놓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기존 해외채권을 운용해온 시니어들이 가르치면서 외화채권 운용 인력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채권 트레이더들에겐 성장하는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화채권 운용과 해외채권 운용 간 지휘체계를 통일하고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따로 구분된 원화채권본부와 글로벌채권본부를 합치는 방안도 실행 가능한 옵션 중 하나로서 고려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조 대표는 성공적은 체질 변화의 저변에는 조직원의 공감과 신뢰가 탄탄하게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조건 뛰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느냐"며 "구성원들 사이에서 오해가 없도록 최소한의 인원으로 그룹을 만들어 일일이 면담하면서 조직 개편 취지와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 역량으로 변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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