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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긴급 점검]현대운용, 호텔 이자지급 불능위험 ‘선제대응’⑩대출약정 변경 완료… EOD 선언 6개월 유예+PPP 대출·유보금 사용 동의

이민호 기자공개 2020-06-24 13:06:31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자 국내 투자 업계도 비상이다. 지난 수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만큼 현지 부동산 시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 혹은 설정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포트폴리오 현황과 잠재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5: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일찍 나섰던 현대자산운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호텔 대출의 이자지급이 중단될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차주의 현금흐름 악화가 현실화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선언하지 않고 이자지급을 6개월 유예해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미국정부로부터의 긴급대출 프로그램 이용과 유보금의 사업비 사용에 동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현대자산운용은 미국 세개 호텔 대출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관련 수탁고는 1800억원 정도다.

◇부동산펀드 해외비중 90%…미국·유럽 오피스 중심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현대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공모+사모·펀드유형 부동산) 설정잔액은 1조9514억원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를 통틀어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잔액 상위 9위에 해당한다.

현대자산운용의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잔액(2조1725억원) 중 해외투자 비중은 89.8%다. 베스타스자산운용(86.7%)이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80.7%)보다도 비중이 높을 만큼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부동산 펀드수는 41개로 이중 31개가 해외 부동산펀드다.


현대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잔액 기준 투자자산별 비중을 살펴보면 오피스가 81.3%로 가장 높았다. 현대자산운용은 2018년 독일 연방 부동산청이 장기임차하는 쾰른 소재 오피스를 710억원에 매입했으며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군수업체 레오나르도(Leonardo)가 장기임차하는 영국 에든버러 소재 오피스를 820억원에 사들였다.

호텔이 9.3%로 뒤를 이었다. 2017년 미국 JW 매리어트 시카고(JW Marriott Chicago) B-Note(680억원)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어 리테일이 4.6%를 차지했다. 현대자산운용은 2018년 영국 리테일파크(Retail Park) 선순위 대출채권에 410억원을 투자했으며 2018년과 지난해에 걸쳐 미국 애틀란타 블랙홀스튜디오(Blackhall Studio) 선순위·후순위 대출채권에 모두 470억원을 투입했다.

물류센터는 2.6%로 집계됐다. 2018년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Volkswagen)이 임차하는 뮌헨 소재 물류센터(510억원) 매입이 이에 포함된다. 주거는 2.1%에 불과했다. 현대자산운용은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멀티패밀리(Multifamily) 선순위 대출채권에 41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유형별 비중으로는 대출채권이 81.4%로 크게 높았다. 현대자산운용은 2015년 미국 뉴욕 11 메디슨 에비뉴(11 Madison Avenue) 선순위 대출채권에 1800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 피어 57(Pier 57) 소재 오피스 선순위 대출채권에 710억원을 투입했다. 에쿼티(Equity) 투자는 12.7%를 차지했다. 2018년 미국 덴버 소재 오피스 에쿼티(1100억원)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실물은 5.9%에 그쳤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해 스코틀랜드 국민건강보험공단(National Health Service)이 임차하는 에든버러 소재 오피스를 매입할 목적의 320억원 규모 펀드를 공모상품으로 내놨다.

투자지역별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이 87.6%로 압도적으로 높으며 유럽이 12.4%로 나머지를 차지했다. 유럽의 경우 독일과 영국에만 투자 사례가 존재했다.


◇해외호텔 투자금 1800억, 미국호텔 담보대출 집중

올해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대부분 해외호텔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펀드 운용사들은 관광산업 성장으로 배당수익을 챙기면서 향후 매각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점에 주목해 해외호텔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 객실가동률(OCC) 급락으로 임대료를 수취하지 못하거나 약정보다 적게 수취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출채권에 투자한 경우에도 상환여력은 호텔 수익성과 직결된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돼 자산가치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면 만기가 임박한 펀드의 경우 매각차익이 줄어들거나 아예 원매자를 구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2017년 이후 해외호텔에 대한 신규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신용도 높은 임차인과의 장기임대차계약을 확보한 오피스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비교적 시장리스크에 민감한 호텔 투자에는 힘을 뺐다. 해외호텔 투자건은 모두 에쿼티 투자가 아닌 대출채권 투자 형태를 취한다. 안전성을 고려해 선순위로만 대출을 집행했다.

해외호텔 투자건은 세개 펀드에 각각 편입돼있으며 설정잔액은 1800억원이다. 현대자산운용은 2016년 6월 미국 알링턴(Arlington) 호텔 선순위 대출채권에 54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 1월에는 미국 로슬린(Rosslyn) 호텔 선순위 대출채권에 550억원을 투자했고 그해 8월에는 미국 JW 매리어트 시카고 B-Note에 68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알링턴 호텔과 로슬린 호텔은 레지던스 호텔이다.


◇대출약정 변경 ‘선제대응’…PPP 대출·유보금 사용 허용

현재 현대자산운용이 투자한 세 개 해외호텔 대출채권에는 이자가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객실가동률이 크게 하락하며 추후 대출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최근 차주 측이 대출약정서 변경을 요청해왔다. 현대자산운용은 현지 및 국내 로펌을 선임해 법리 검토를 마쳤으며 기관투자자만으로 구성된 펀드수익자로부터 동의를 얻어 대출약정서 변경을 완료한 상태다.

현대자산운용은 이번 대응에서 채권보전과 현금흐름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리스크관리를 진행했다. 먼저 채권보전 측면에서는 담보인정비율(LTV)이 모두 60% 수준으로 책정돼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객실가동률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대출이자 미납시 EOD를 곧바로 선언하지 않고 이자지급을 6개월 유예해주기로 했다. EOD를 선언할 경우 소송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며 담보권을 실행해 자산을 매각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는 할인매각을 감수해야 하는 점이 고려됐다.

지급이 유예된 이자는 1년 또는 2년 이후 한꺼번에 납부하거나 펀드 만기에 일시상환하고 필요시 펀드 만기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유예 이후 객실가동률 회복 추이를 살펴 EOD 선언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해외호텔에 투자한 세 개 펀드의 만기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알링턴 호텔 투자펀드의 만기는 2028년이며 로슬린 호텔 투자펀드와 JW 매리어트 시카고 투자펀드의 만기는 각각 2027년과 2023년이다.

이번에 변경된 대출약정서에는 차주 측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에 동의하는 내용도 담겼다. PPP 대출은 미국정부의 긴급자금대출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재정에 타격을 받은 사업체에 무담보 대출을 실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자산운용은 PPP 대출이 당장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차주의 재무상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외에 차주의 유보금을 사업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대출이자가 정상적으로 납입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인지해 차주 측에 PPP 대출과 유보금 사용을 허용하고 EOD 선언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선제대응했다”며 “펀드수익자가 자금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들로 구성돼있어 무리없이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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