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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에프, '자사주 활용' 5G 부품사 인수 반도체 경기 의존 매출구성 탈피, 수익성 개선방안 과제로 남아

김형락 기자공개 2020-06-29 09:26:2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용 증착재료 제조업체 '디엔에프'가 5G(5세대 이동통신) 부품 제조기업 켐옵틱스를 인수한다. 앞으로 5G망 구축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디엔에프가 가지고 있던 자사주와 켐옵틱스 지분을 교환해 현금 유출 없이 지배력을 확보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디엔에프는 다음 달 1일 광통신 부품(광소자, 광재료) 제조기업 켐옵틱스 주식 82만1889주(지분율 35.72%)주를 인수한다. 이번 지분 인수로 디엔에프가 보유한 켐옵틱스 주식은 115만4889주(지분율 50.19%)로 증가한다. 디엔에프는 켐옵틱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해 올해부터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됐다.

디엔에프는 이번 인수 과정에서 2년 동안 잠들어 있던 자사주를 활용했다. 79억원 규모 디엔에프 자사주 60만주(지분율 5.57%)와 켐옵틱스의 보통주와 우선주 82만1889주를 교환하는 거래구조를 짰다. 외부 자금 조달이나, 현금 유출 없이 켐옵틱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번 지분 교환에도 김명운 대표(지분율 17.58%)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켐옵틱스 임원들이 가져가는 일부 디엔에프 자사주 물량이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이는 탓이다.


디엔에프 관계자는 "켐옵틱스 개인 주주들이 가진 지분을 디엔에프가 자사주를 주고 인수하는 구조"라며 "켐옵틱스 주주들과 상호협의를 거쳐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엔에프는 반도체 업황에 따라 변동되는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5G 부품 제조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출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해외 반도체 업체 등과의 거래에서 발생한다. 메모리 반도체 경기를 바탕으로 바뀌는 고객사 사업전략이 디엔에프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구조다.

디엔에프는 D램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Memory) 회로를 형성하는 화학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주력제품은 미세 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사용하는 DPT(Double Patterning Tech) 재료, 회로 사이에 전류가 통하지 않도록 절연해주는 저온공정용 절연막(SiO, SiN) 재료 등이다.

지난해 D램 공급업체의 과잉재고로 반도체 칩 평균 판매단가가 떨어지면서 디엔에프도 타격을 입었다. 제품 판매량 감소와 단가인하가 겹치면서 매출액이 전년대비 20.78% 감소한 5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4.52% 줄어든 52억원으로 나타났다.

디엔에프는 지난해부터 켐옵틱스 지분을 사들이며 5G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김 대표가 5G를 미래 성장성이 큰 사업으로 보고 관심을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0억원을 들여 켐옵틱스 보통주 33만3000주(지분율 14.47%)를 취득했다. 지분율 27.8%(보통주 63만9490주)를 가진 이형종 켐옵틱스 대표에 이어 2대주주에 올랐다.

이후에 켐옵틱스 회사 사정과 경영진을 잘 아는 김 대표가 추가 지분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대전지역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에서 만난 인연이 인수합병(M&A)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엔에프와 켐옵틱스 모두 본사가 대전에 있다. 자회사로 편입한 뒤에도 켐옵틱스 경영은 기존 경영진에게 맡길 계획이다.

켐옵틱스 주력제품은 가변광감쇠기(VOA, Variable Optical Attenuator)다. 광통신 시스템에서 장거리 전송을 위해 각 채널의 광신호 세기를 제어하는 부품이다. 5G를 상용화하는 데 쓰이는 장비인 광트랜시버도 만들고 있다.

켐옵틱스 매출은 지난해 60%가량 성장했다. 2017년 167억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142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9년 224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아직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34억원과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디엔에프 관계자는 "켐옵틱스를 인수해 5G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디엔에프가 가진 현금 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켐옵틱스를 지원해 5G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는 시너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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