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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 사라진 M&A 시장

한희연 M&A부 차장공개 2020-06-29 15:03:2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6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권 안에 들어선지 4개월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확산세 초반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속 거리두기로 다소 지침이 완화됐다. 하지만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는 어느덧 일상화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전망도 제각각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벤트기에 정확한 전망을 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상황 전개 양상에 따라 다수의 의견이 몰리는 쪽이 있기 마련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의 경우 연초 코로나19 이후에 대해 일종의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가 있었다. 물론 국가적 전염병 위기에 대해서는 함께 우려하지만 종식되고 난 직후 일종의 코로나발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윈도우가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최근 M&A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아졌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유동성이 계속 풀리면서 M&A 매물의 가격이 상승해 왔기 때문이다.

연초만 해도 M&A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충격이 기업 고밸류에이션 조정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다수였다. 충격으로 인해 급매물이 나오면 결국 밸류에이션 조정도 수반될 것이란 기대에 근거한다.

실제로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반추하며 사모투자펀드 운용사(PEF)와 일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실탄을 확보해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상당했다. 실탄이 확보된 이에게 급매물은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절호의 찬스'인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조짐이다. 밸류에이션 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만 지난 경제위기들과 단적으로 비교했을 때 몇가지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차이는 시중 유동성이다. IMF 등 지난 위기의 경우 경제지표가 먼저 무너지면서 유동성도 고갈돼 결국 기업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엔 '자연재해'급의 외부요인으로 인한 충격이라는 인식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사실상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국 급매물이 나올 여지가 적을 뿐더러 셀러들도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수해 진행 양상이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함께 코로나19를 경험한 바이어들은 셀러와는 다르게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 외부요인이든 아니든 여부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충격이 기업에 끼칠 영향 등을 따져볼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외부 충격에 의한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기업가치측정이 더욱 박해지는데 결국 셀러와 바이어간 가격갭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가격 갭이 클수록 협상 과정은 난항을 겪고 딜 종결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밸류에이션 차이로 인한 첨예한 대립은 이미 진행중인 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고심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표적이다. 두산솔루스와 두산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가격 눈높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더벨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클로징 기준 M&A 거래규모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대동소이 했지만 계약체결(SPA) 기준 거래규모는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아직 정확한 집계 전이지만 M&A 딜 가뭄은 2분기에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후 특수에 대한 기대도 사라져가는 국내 M&A 시장에 봄은 언제쯤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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