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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다변화 나선 한국토지신탁, 실적 과도기 겪나 [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⑤시장 점유율 순위 '1위→2위', 차입형 의존도 축소 도시정비사업 확대 추진

이명관 기자공개 2020-06-30 08:14:0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6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절대 강자였던 한국토지신탁의 부진은 일시적일까. 한국토지신탁이 올해 1분기 들어 역대급 역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순위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줄면서 장기간 지켜온 선두 자리를 한국자산신탁에 내줬다.

한국토지신탁의 부진은 그동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차입형 개발신탁의 축소와 맞닿아 있다. 차입형 개발신탁 물건에 의존하던 수익 구조를 탈피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를 모색 중인데,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코로나19 여파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탁방식의 도시재생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부진을 거들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1분기 476억원의 매출과 2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9%, 영업이익은 30.8%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토지신탁 보수의 급감 탓이다. 신탁사는 신탁보수와 대리업무 수수료, 이자수익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영역이 신탁보수다. 신탁보수 중에서도 토지신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통상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토지신탁 보수가 채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토지신탁 보수는 227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34%나 감소했다. 전체 매출 감소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금액으로 보면 119억원으로 전체 매출 감소액보다 많다. 이외에 관리신탁, 처분신탁, 분양관리신탁 등 대부분 역성장했다.

그나마 이자수익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분기 이자수익은 198억원이다. 이자수익이 차입형 개발신탁을 통해 발생하는 신탁계정대 이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차입형 개발신탁의 경우 신탁보수 외에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빌려준 자금(신탁계정대)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이를 신탁계정대이자라고 한다. 차입형 신탁사업과정에서 위탁자에게 공사비 등을 빌려주는데, 이에 따른 반대급부로 이자를 받는 구조다.


한국토지신탁이 토지신탁 보수가 급감한 이유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탓이다. 그간 주된 수익원은 차입형 개발신탁이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자금조달부터 사업 추진 등을 전담한다. 신탁사가 시행사 역할을 맡는 것으로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사업이다. 그만큼 다른 상품과 달리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그런데 2018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가 급증했다. 그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한국토지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작년 12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본부를 3개에서 2개로 줄이고 기존 미래전략사업본부를 전략상품본부와 리츠사업본부로 나눴다. 도시재생사업본부는 작년 말 조직개편에서 2개 본부 4개팀으로 확대 편성됐다.

이 중에서 도시재생사업은 특히 한국토지신탁이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는 영역이다. 이 분야는 신탁사의 새로운 먹거기로 꼽히고 있다.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에 따라 부동산신탁회사의 도시정비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정비사업은 조합원들이 일부 물량을 책임지는 만큼 일반 개발사업보다는 분양 리스크가 적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분양 매출의 2~5% 수준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대단지 사업장의 경우 수수료만 100억원을 가볍게 넘긴다. 한국토지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의 대안으로 꼽고 있는 이유다.

한국토지신탁은 정비사업 분양에서 선전하고 있다. 현재 지정개발자로 선정된 프로젝트는 작년 말 기준 13건이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정비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착공 지연 문제로 매출로 본격 반영되지는 못했다. 특히 1분기엔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착공과 분양을 마친 사업장은 대전 용운주공 재건축 사업 정도다. 이들 사업장이 본격화 되면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정대로면 영등포2가 가로주택사업과 인천 학익 재개발사업이 하반기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처진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차입형 개발신탁 물건에 상당부분 의존하던 기존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구해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신탁방식 도시재생사업의 착공 지연 및 차입형 개발신탁사업의 분양착수 지연 등으로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 프로젝트가 정상화되면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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