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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에 배당 요구할까두산인프라코어 2008년 이후 무배당…2년 연속 순익 4000억 육박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02 13:41:4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골프장 클럽모우CC 매각 입찰에서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두산중공업은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할 계획으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두산그룹 자구 노력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자회사 밥캣은 두산그룹의 매각 대상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밥캣 보유 지분 전량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구안 마련이 수월하지 않을 경우 호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1조3000억원의 이익잉여금(연결기준)을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배당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최고책임자(CFO) 간 배당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대립할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9년 이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는 36.27%의 지분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이다.

클럽모우CC 매각 거래는 3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래 5월 자구안 확정 이후 두산그룹에서 내놓은 자산 가운데 매각이 성사된 첫번째 거래다.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는 두산중공업과 모기업 ㈜두산뿐 아니라 두산그룹 전체에도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이는 최근 몇년간 호실적을 기록하며 우량 계열사로 거듭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도 해당된다.

잠재매물로 꾸준히 거론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보유 지분 전량이 담보로 잡혀 있어 사실상 매각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자산 매각을 통해 목표로 한 금액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두산그룹 차원의 자구안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 두산인프라코어에 손을 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산중공업이 배당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를 '캐시 카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8년 결산 기준 23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8년부터 최근 2년 간 각각 84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2년 연속 40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물론 모기업인 두산중공업,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 등이 매년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앞서 2015년도 대규모 손실 트라우마 때문에 배당을 아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5년 당기순손실 규모는 8600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차입금 등을 둘러싼 각종 재무약정과 사채관리계약 등의 이행을 위해 배당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채권단과 국내신용평가기관 3개사(나이스신용평가 주식회사, 한국신용평가 주식회사, 한국기업평가 주식회사) 중 1개사 이상으로부터 부여받는 장기신용등급이 BB0 이하일 경우 기한의 이익상실 사유를 구성하는 약정을 맺었다.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질순차입금의존도 지표가 50% 이상을 지속하거나 순자본비용 대비 영업이익 규모 지표가 2배를 밑도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증권사 등과 맺고 있는 사채관리 계약에 따라 재무비율 유지, 담보권설정 제한, 자산처분 제한 등의 내용도 이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 CFO는 최근 몇년간 차입금 상환에 힘써왔다. 두산인프라코어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차입이나 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유입보다는 상환 등을 통한 자금유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2018년과 2019년 재무활동현금흐름은 각각 마이너스(-)4255억원, -5497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 상황만 감안하면 CFO는 배당 실시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배당 요청이 있을 경우다. 1분기 말 연결기준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30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 기준 이익잉여금 규모는 2000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0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30% 넘게 보유한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배당금을 캐시카우로 활용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CFO는 고석범 재무관리부문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고 부사장은 두산그룹의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다. 두산인프라코어 입사 이래 자금관리 부문에서만 오랜 기간 몸 담아왔다. 2018년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기도 했다. 2018년 CFO로 취임하면서 차입금 상환에 나서 부채비율을 낮춘 주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매각이 어렵다면 배당 등을 활용해 캐시카우로 활용할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면서 "두산중공업의 배당 압박이 거세질 경우 두산인프라코어 재무구조와 차입금 관리를 책임지는 CFO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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