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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애물단지서 복덩이로]어딜가도 '풀부킹'…실적 활황 '귀한 몸'①10년래 영업이익률 최고, 코로나19 등 외부변수 영향…몸값 홀당 80억 시대 임박

신민규 기자공개 2020-07-07 10:39:54

[편집자주]

골프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퍼블릭과 회원제 불문 '풀 부킹'이 된지 오래다. 과거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퇴출 1호로 몰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애물단지 신세를 벗었다. 영업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회원권 시세는 수직상승했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장은 서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에 더해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수도 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만들고 있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골프장 현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2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 부킹이 하늘의 별따기다. 주말 부킹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 부킹도 좋은 시간대는 일찌감치 매진된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위기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말그대로 골프장 특수다. 부킹 전쟁을 반영하듯 골프장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 골프장 산업은 경기변동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골프장 건설붐이 일었던 2005년에는 건설사 신사업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각광을 받는가 하면 금융위기 때는 매각 대상 1호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퍼블릭 골프장은 외부 차입금 탓에, 회원제 골프장은 상환의무가 있는 입회금 관리에 미숙했던 탓에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골프장 영업이익률 22%대, 코로나 19 특수

부침을 겪던 골프장 영업은 최근 환골탈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퍼블릭 및 회원제 골프장 합계 영업이익률은 22%대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골프장 건설붐이 정점에 달했던 2009년 24%대와 맞먹는다.

시장에선 부실 회원제 골프장이 손바뀜을 통해 가격이 저렴한 퍼블릭으로 전환된 데다가 온화한 기상여건, 주52시간제, 코로나 19 사태와 같은 외부변수가 큰몫을 했다고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 겨울 기온이 높아지고 강설량이 줄어들면서 영업일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평이다. 주52시간제는 골프장으로 젊은 세대를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각종 비관적 예측은 골프장 산업에 들어맞지 않고 있다.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고급 회원제 골프장의 타격을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로는 여성 이용객 중심으로 방문객 수가 증가했고 수익성도 나아졌다. 부실 회원권이 정리되면서 회원권 투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고 저금리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더해져 시세가 오히려 올랐다.

한국골프장경영엽회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 자산가치는 18조883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회원 평균 회원권은 1억852만원으로 대략 10억원 이상의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골프 회원권을 소지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탓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골프장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다. 코로나19에 갇힌 골프인구 470만명이 국내 골프장 '풀 부킹'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매일 1만여명의 골퍼들이 해외 골프장을 찾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들이 모두 국내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부킹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 매출 10년만에 3배, 영업이익률 50%대 골프장 속출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중산층 붕괴로 골프 이용객수가 감소해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긴 했다. 실제 회원제 골프장 매출은 2009년 2조300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10년간 내림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회원제 골프장마저 지난해에는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2018년까지 매출이 1조8700억원대로 내려앉았지만 지난해 1조9300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만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곳이 클럽모우CC, 센추리21CC, 설해원골든비치 등 8개 이상에 달했음에도 오히려 매출이 늘어났다.

퍼블릭 골프장의 성장세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2011년까지 매출액 1조원을 넘지 못했지만 지난해 2조7000억원대로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그린피, 카트피 등 각종 이용료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영업이익률 상위권 골프장의 실적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레저백서2020'에 따르면 지난해 퍼블릭 골프장 영업이익률 1위는 인천그랜드CC로 60%를 나타냈다. 상위 10위권까지 영업이익률은 모두 50%를 넘었다.

회원제의 경우 부곡CC가 40%대 영업이익률로 선두에 올랐다. 경남창녕에 위치해 영업일수가 상대적으로 긴 점이 작용했다. 회원제 골프장도 상위 10위권 모두 20%대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골프장 몸값 급등, 홀당 매매가격 70억 육박

매년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 탓에 골프장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통상적으로 퍼블릭 골프장의 기업가치는 에비타(EBITDA) 지표에 멀티플을 감안해 반영하지만 이같은 산식이 무의미할 정도로 몸값이 올랐다.


당장 최근에 거래가 진행된 클럽모우CC(27홀)만 해도 1850억원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클럽모우CC는 퍼블릭 전환후 지난해 매출액이 129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성장하긴 했지만 EBITDA로만 따지면 13억원대에 불과했다.

홀당 매매가격 기준으로 따질 때 골프장 몸값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오너스GC가 905억원에 매각될 당시 홀당 매매가는 50억원대였다. 이후 캡스톤자산운용이 플레이어스골프클럽 인수 당시 적어낸 가격은 1700억원으로 홀당 60억원을 훌쩍 넘었다. 클럽모우CC는 홀당 68억5000만원으로 이보다 더 높은 몸값을 자랑했다.

'레저백서2020'에 따르면 2018년 골프장 홀당 매매가격은 35억원대에서 지난해 48억원을 넘었다. 올들어 5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시세가 홀당 40억~50억원 정도였는데 플레이어스GC, 오너스GC가 거래되고 난후부터 클럽모우CC까지 자산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며 "골프장은 과거 대출이 LTV 기준 40% 나오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장사가 잘되면서 대출도 잘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몸값이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다양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올해까진 입장료 상승의 덕을 보겠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이용객 수가 예전만 못할 수도 있어서다. 올해 혹서기간이 전년대비 두배로 늘어난 점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최근 2년간 이용료가 10% 안팎 상승했다"며 "하반기까지는 호황을 누리겠지만 데이터만 놓고보면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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