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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모두 '윈윈'할까현대차그룹-국내 배터리3사 합종연횡, 글로벌 '어벤저스' 동맹 진화하나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09 09:32:34

[편집자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총수 간 만남은 빅 이벤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연쇄 회동을 했다. 그것도 모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이뤄진 만남이었다.

4대 그룹 총수가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향후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 어떤 변화가 촉발될지 주목된다.

과거 재계는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전기차·자율주행·AI·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 지형에선 서로 다른 업종과의 협업이 보다 중요해졌다.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이전에는 전혀 상관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산업군이 전기차와 배터리를 앞세워 동맹을 맺는게 자연스러워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서바이벌 경쟁이 한창이다.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와 경쟁해야 하고 테슬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선구자의 도전도 거세다. 국내 배터리 업체도 글로벌 업체로 성장한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4대 총수의 만남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지형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정의선 수석부회장, 배터리 3사 수장 연쇄 회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장소는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이었다. 양사 모빌리티 사업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정 수석부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순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난달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장소는 모두 생산공장이었다. 이 부회장과의 회동은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이뤄졌고 구 회장과의 만남은 충북 청주 LG화학 오창 공장에서 성사됐다.

3개월에 거쳐 차례대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생산공장을 둘러봤다.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드림의 시계추가 빨라진 모양새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재계 4대 그룹, 미래 모빌리티로 협력 모드 'ON'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전까지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독점공급 등을 바탕으로 긴밀한 영업관계가 형성됐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독점 공급 관계는 점차 깨지는 추세다. 완성차 업체는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 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공급업체를 다변화 해야 할 유인이 높아졌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서 전자부품 배선 뭉치 격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끊기면서 생산공장이 멈춰서는 경험을 했다. 공급처 다변화 경험을 몸소 체험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LG화학의 배터리만 탑재해왔지만 최근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SK이노베이션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하는 등 실질적인 배터리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했다는 점도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체를 십분 활용할 니즈가 커진 셈이다. 올 1분기 기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삼성SDI는 4위, SK이노베이션은 7위에 랭크하는 등 배터리 3사 모두 글로벌 10위 안에 포진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은 긴요하다.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자국 내 보조금 축소로 글로벌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치킨 게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 물량을 수주하고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우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더없는 호재다.

단순히 배터리 물량 발주와 수주 관계를 넓어 조인트 벤처 등 보다 공격적인 협업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 벤처 설립은 기술 유출 우려를 배제 할 수 없다. 다만 2차전지 투자 부담을 분담하고 고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유인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4대그룹 총수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잇따른 만남을 가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그간 서로 경쟁관계에 있던 재계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선 서로 협력하는 케이스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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