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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HDC, 회사채 흥행 실패....인수 철회 '명분' 쌓나사실상 전량 미매각 수준...항공업 진출 부정적 평가 재확인

이명관 기자공개 2020-07-10 08:18:1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4: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공모 회사채 모집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모집금액 3000억원 중 약 4%의 해당되는 110억원만 매각됐다.

수요예측 이전에도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량 미매각이나 다름없는 결과에 시장은 예상 밖이라는 분위기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생각보다 더 부정적이라는 사실만 확인한 꼴이 됐다.

이번 미매각 사태를 두고 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에 대한 명분을 쌓았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흥행 실패 예상 불구 회사채 발행 추진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생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회사채 발행 구조는 2년물 1500억원,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이었다. 수요예측 결과는 참패였다. 2년물에 10억원, 5년물에 100억원 등 총 110억원만 매각됐다. 3년물은 전량 미매각됐다.

시장에선 수요예측 이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만큼 예상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미매각 규모도 예상보다 컸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리스크 탓에 수요예측 이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사실상 전량 미매각이나 다름없는 결과는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만큼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회사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 정도의 리스크 요인으로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철회에 대한 명분을 쌓은 결과를 얻은 셈이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말 아시아나항공 M&A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예상치 못한 변수와 마주했다.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탓에 항공업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매물 가치와 시장 상황이 변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인수의지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거래조건 재협의가 동반돼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인수 포기까지 염두에 둔 셈이다. 실제 현대산업개발은 추후 인수 포기 하게 되더라도 딜 무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미리 유리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또 앞서 '진술과 보증(R&W)' 위반 사유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도 그 일환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M&A 본계약 이후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4조5000억원 증가 △동의 없이 1조7000억원 차입 승인 △신뢰할 수 있는 자료 미제공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통상 M&A 과정에서 인수자는 진술과 보증 위반 사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청구를 하거나 매각가를 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거래 종결을 위해 현대산업개발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도 그 일환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번에 현대산업개발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요예측을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KDB산업은행도 이 부분에서 공감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대로 인수 재점검에 나선 상태다.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만한 거래조건 변경 여부가 거래 종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매각 불구 재원조달은 '이상무'

현대산업개발은 회사채 흥행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원 조달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미매각 물량은 총액인수로 주관사단이 인수한다. 대표주관을 맡은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5곳이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500억원씩 인수한다. 키움증권은 412억원, KB증권은 370억원, 미래에셋대우는 288억원을 배정받았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유진투자증권은 230억원을 인수한다. 여기에 KDB산업은행이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00억원을 책임진다.

현대산업개발이 조달해야 하는 총 자금은 2조101억원 수준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규모는 총 2조5000억원 선이다.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구주 31.05%(6868만8063주)는 3228억원이다. 나머지 약 2조1800억원의 자금은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신규자본으로 유입된다. 이번 거래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8대2 수준으로 인수대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조101억원 중 5000억원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충당하고, 4075억원은 주주배정 증자를 통해 마련키로 했다. 이외 나머지 1조1000억원은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회사채로 3000억원, 8000억원이 인수금융이었다.

증자의 경우 당초 4075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상증자 규모가 3207억원으로 약 870억원 줄었다.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해졌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예상에 없던 자산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5개 시공 사업장에서 받을 공사대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3700억원을 마련했다. 유동화를 통해 부족 자금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인수금융 규모를 줄여 금융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인수금융의 금리는 3~4%대로 예상돼 왔다. 회사채(5년, 2.13%)를 감안하면 연간 금융비용으로만 350억~4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말 기준 연간 금융비용이 173억원이었다. 대출이 현실화되면 연간 이자만 60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유동화를 통해 조달한 금리는 2% 후반대에서 3% 초반대로 전해진다. 인수금융과의 금리 차이는 100bp 초반대 선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대략 연간 40억원 가량의 금융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는 셈이다. 예상 인수금융 규모는 5000억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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