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바이오 업계는 SK바이오팜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상장 이전부터 수요예측과 공모, 코스피 시장 입성 이후까지 연신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청약경쟁률은 323대 1. 청약 증거금만 30조9883억원이 몰리면서 2014년 제일모직의 최고기록(30조635억원)을 6년만에 갈아치웠다. 10일 기준 주가는 시초가(4만9000원) 대비 5배 넘게 상승했다.모기업 SK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한때 SK루브리컨츠를 비롯한 계열사 IPO의 표류로 흔들렸던 자존심을 바로 세웠다. 구주 매출을 통해 307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도 긍정 요인이다.
다만 SK바이오팜이 이슈의 블랙홀이 된 까닭에 SK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주가가 13% 하락했다. SK는 SK바이오팜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16조9217억원)은 SK바이오팜(16조934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K는 저평가됐다. 물론 SK바이오팜을 낳는 등 바이오 업계에 대한 그간 공헌, 지분율 등은 주식시장에서 즐겨 쓰는 '선반영'의 영역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SK의 바이오 포트폴리오, 향후 전망을 놓고 보면 앞서 사례 외에도 저평가에 대한 근거는 적지 않다.
SK바이오팜이 이룬 성과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15년만에 다시금 신약주권을 세웠고 CNS 시장이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채비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하고 이슈를 끌어모으는 역량 또한 놀랍다.
다만 SK바이오팜과 성공사례는 SK가 그간 추구해 온 '30년 바이오 대계' 속 성공 사례 가운데 한 축이다.
SK바이오팜을 SK가 추구하는 '바이오 대계'를 전부 보여주는 대상이라 여기는 것도 무리가 있다. SK바이오팜의 정체성은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아닌 제약 및 신약을 뜻하는 파마슈티컬(Pharmaceutical)이다. 바이오팜이란 이름 역시 파마슈티컬의 영문 머릿글자를 따 만들었다. 출발도 '파마슈티컬 프로젝트(Pharmaceutical Project)'였다.
결정적으로 SK바이오팜이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 왔다면 애초 분자단위가 큰 까닭에 혈액-뇌 장벽(Blood-Brain-Barrier, BBB)을 넘어 약효를 낼 엄두조차 못냈다.
SK의 또 다른 바이오 영역의 기대주이자 핵심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벤처에 단행한 시드투자만 여섯 건이다.
당분간은 SK바이오팜이란 혜성 출몰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혜성 이후에도 '대기업 바이오'의 산실이자 '팜(Farm)'으로서의 SK의 진면목은 계속 부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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