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아이씨디, 바이오 진출 '초읽기' 8월 임시 주총열고 정관 변경, 플라리트 연구개발 담당 '바이오 플라즈마' 도전
조영갑 기자공개 2020-07-15 08:32:2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 제조업체인 아이씨디가 바이오 사업으로 외연을 넓힌다. 플라즈마(plasma) 진공기술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바이오 플라즈마'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씨디는 8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임시 주총에서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제조업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 △도매 및 상품 중개업, 소매업 등의 사업목적을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정관 변경안이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아이씨디는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에칭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P Etcher(고밀도 플라즈마 식각장비)가 대표적이다. 건식식각 방식으로, 높은 밀도의 플라즈마를 통해 디스플레이 평판을 일정한 두께로 빠르게 식각한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가격이 높아 2000년 초반까지 국내 기업에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아이씨디는 세계 최초로 AM-OLED(아몰레드) 제조용 5.5세대 HDP Etcher를 개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탕정 A3, L7-1 신규 투자에 따라 6세대 HDP Etcher를 공급하고 있다. 해당 라인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디스플레이 증착장비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 캐논토키(Cannon Tokki)사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이씨디는 2013년부터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2013년 6월 김철호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측으로부터 '저온 상압 플라즈마 이용 창상 치료기술'을 1억원에 기술이전 받아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기존 아이씨디가 확보한 산업용 플라즈마 기술과 김 교수의 치료법이 상호 시너지가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김 교수와 아이씨디가 보유하고 있는 플라즈마 창상 치료기술은 저온 상황에서 전기방전의 일종인 플라즈마를 활용, 피부감염, 욕창, 당뇨발, 화상 등의 다양한 종류의 창상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플라즈마의 강력한 살균작용을 토대로 피부재생까지 돕는 원리다. 피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적용이 가능하다.
아이씨디는 2018년 김 교수가 설립한 플라리트의 최대 지분을 확보하면서 바이오 사업 진출의 채비를 마쳤다. 플라리트는 2017년 8월 김 교수와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바이오테크다. 아이씨디는 2018년 2월 플라리트의 주식 3만 주(44.12%)를 7억5000만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추가로 7600주를 취득하면서 49.7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대주주는 김 교수다. 정확한 지분율은 파악되지 않는다.
현재 플라리트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플라즈마를 활용한 피부질환(아토피, 건선) 치료 의료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가시적인 실적도 잡히고 있다. 2019년 플라리트는 6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이씨디의 2019년 매출액 1216억원, 순이익 112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술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이 보통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이번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아이씨디가 그리는 사업의 얼개 역시 완성될 전망이다. 아이씨디는 2018년 6월 기존 플라즈마 관련 장비사업부문인 아이씨디와 부품사업부문인 아이씨디 머트리얼즈로 물적분할을 해 각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아이씨디에 기존 주력인 플라즈마 전공정 장비와 더불어 의료기기 장비사업 부문을 영위, 실적을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연구개발은 자회사 플라리트, 생산 및 영업은 아이씨디가 맡는 그림이다.
아이씨디 관계자는 "아직 주총 전이기 때문에 자세한 답변을 할 수 없다"면서 "(주총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맞지만 정관 변경안은 플라즈마 치료기기 출시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향후 바이오 메인사업으로 플라즈마 치료기기를 설정하되 여타 파일럿(시범) 사업을 우선 런칭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2017년부터 아이씨디가 개발을 지속해 온 바이오 마커(생물지표) 사업이 거론된다. 바이오 마커는 암이나 중증질환 등의 진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준거지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바이오 마커를 기반으로 한 진단검사 기업들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아이씨디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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