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벤처캐피탈리스트 뉴스타트]'콘텐츠 IP사업' 탐험가 노성규 케나즈 부대표심사역서 '웹툰 스타트업' CFO로, 영상투자 '10년 노하우' 응축

박동우 기자공개 2020-07-24 07:43:16

[편집자주]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투자기업 발굴과 자금 집행, 밸류업 등을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다. 벤처투자업계가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창업과 컴퍼니빌더 등으로 진화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펀드 운용 경험에서 우러난 철학과 전문 지식을 접목해 활약 중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출신 창업가들을 만나 삶과 비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게임 등 라인업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었습니다. 현재 몸담은 케나즈가 'IP기반 사업모델'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습니다."

노성규 케나즈 부대표(사진)는 문화산업의 생리를 꿰뚫었다. 영화 제작, 상영관 편성, 프로젝트 투자 등을 경험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 10년간 활약하면서 영화·애니메이션 등 영상콘텐츠의 옥석을 가리는 노하우도 다졌다.

그는 2018년 웹툰 창작 스타트업인 케나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문화콘텐츠업계의 미래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IP를 연결고리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전략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새 진로를 개척했다.

◇ 영화 제작·편성·투자 '3박자' 경험, 패러다임 바꾼 '라바' 베팅

노 부대표는 영상에 매력을 느껴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아이엠픽쳐스를 첫 직장으로 택하면서 영화 제작업계에 발을 들였다. '범죄의 재구성'과 '늑대의 유혹' 등 굵직한 작품의 촬영 현장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이후 CJ CGV에 재직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필요한 자질을 연마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프로그램팀에서 극장 개봉작을 편성하는 데 관여했다. 영화 상영 일정과 시간대를 정해 매출을 극대화하는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

3년 동안 신작들을 샅샅이 찾아봤다. 흥행성을 갖춘 영화를 가급적 많이 소싱하는 데 힘을 실었다. '잘 쓴 시나리오'가 녹아든 작품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였다. 서사의 완결성과 등장인물의 생동감을 잣대로 삼아 판단했다. 온라인 설문조사도 활용해 관객 취향의 바로미터를 파악하는 시도도 했다.

전환점을 맞은 건 2007년이다. 노 부대표의 전문성을 눈여겨본 지인이 벤처캐피탈 입사를 제안했다. 당시 베넥스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기며 콘텐츠 전문 심사역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BMC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치며 영화, 만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행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딜(deal)은 투바앤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라바'다. 기존 업계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편당 90초 길이의 영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상파 방송 편성을 겨냥한 10분~30분 분량의 작품이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차별화한 사업전략에 반했다.

노 부대표는 "모바일 환경의 팽창을 감안하면 단편 애니메이션이 매우 타당한 사업 아이템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영·유아, 청소년 등 특정 연령대를 벗어나 남녀노소의 흥미를 사로잡는 에피소드 구성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먹혀들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유튜브가 모바일 영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라바의 지식재산권(IP)이 각광받았다. 아시아 애니메이션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 FI 유치 공신…"IP풀 넓혀 콘텐츠사업 확장 발판 마련"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숙명은 '기다림'이다. 펀드 자금을 베팅한 뒤 회수하기까지 콘텐츠 프로젝트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갈증을 느꼈다. 사업 일선에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싹텄다. 하지만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쉽사리 결단을 못 내렸다.

노 부대표에게 용기를 북돋운 이가 케나즈 설립자인 이우재 대표였다. 두 사람은 10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사이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유료 정액제를 기반으로 웹툰을 구독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인 사업가다.

이 대표는 창업 경험을 자양분 삼아 2018년 웹툰 제작에 특화한 스타트업인 케나즈를 차렸다. 그는 노 부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CFO를 맡아 함께 사세를 키워보자고 제안했다. 고민 끝에 같은해 12월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노 부대표는 IP 사업화와 재무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전속 작가들이 있는 제주도 본사와 서울 양재동 지사를 오가면서 협업 체계를 갖추는 데 공들였다. 업력 3년차에 접어든 올해 보유한 웹툰만 100여편에 이른다.

벤처캐피탈에서 쌓은 경험 덕분에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도 순조롭게 유치했다. 화이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에서 초기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주주와 원활한 소통을 디딤돌 삼아 새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웹툰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노 부대표는 "양질의 IP를 축적해 콘텐츠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소임을 다하겠다"며 "벤처캐피탈리스트 시절 얻은 관점과 노하우를 살려 케나즈의 안정적 경영을 돕는 '무게추'로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