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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두산중공업 새 곳간지기 박상현, 차입금 상환 '우선순위'채권단 지원 받았지만 차환부담 여전, 수익성 개선도 관건

이아경 기자공개 2020-07-27 15:30:3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유동성 부담이 최고조에 달했던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3조6000억원을 지원받으며 급한 불을 껐다. 자금 경색 타개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최형희 대표이사는 두산중공업에 숨통을 불어넣고 최고재무책임자(CFO)직을 박상현 전 두산밥캣 CFO에게 넘겼다.

채권단의 배려로 두산중공업은 당장 유동성 위기를 넘겼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신임 박상현 CFO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그룹의 주요 자산이 대부분 담보로 제공됐고, 낮아진 신용등급 등을 감안하면 차환부담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그룹을 거쳐 두산밥캣의 CFO까지 도맡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특히 두산밥캣에서는 차입금을 두 차례 조기상환하며 재무건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중공업에서는 차입부담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지원에도 여전히 막중한 차입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별도기준 총 차입금은 4조8484억원이며, 여기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4조5726억원에 달한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총 차입금은 약 11조원, 이 중 순차입금은 약 9조원에 육박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2018년 HSD엔진(옛 두산엔진)과 두산밥캣 주식 매각으로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고,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4718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였으나, 자체 현금창출력 저하 및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등으로 순차입금은 줄어들지 못했다.

특히 차입금 중에서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 별도 기준으로는 2조6096억원, 연결기준으로는 4조5440억원으로, 이에 따른 금융비용은 영업이익으로도 감당이 어려운 정도다. 두산중공업의 1분기 기준 금융비용은 1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565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금융비용과 자산손상 비경상적 손실 등은 매년 당기순손실을 고착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지난 1분기에도 두산중공업은 PRS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 1672억원 등을 인식하며 당기순손실이 371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2조6022억원으로 집계된다.

누적된 손실과 차입 부담이 이어지면서 부채비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작년 말 230%에서 1분기 말 241.5%로 높아졌고, 연결기준으로는 300%에서 327%로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41%, 순차입금의존도는 38.1%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신용등급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모두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용등급이 악화할 수록 조기상환 압박이 커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는 더 필요한 상황이다.

차입금 상환과 함께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수로 뒷받침돼야 한다. 박 CFO의 고민이 단순 재무전략을 넘어 사업 정상화까지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풍력 발전과 원전 해체, 가스터빈 등을 신 성장 동력으로 내걸고 있다. 해당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얼마나 빨리 내느냐에 따라 재무구조 회복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해상풍력사업을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 CFO가 두산중공업이 지분 36%를 들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배당을 요구할 지도 관심이다. 재원 마련을 위한 또다른 방법으로 배당금이 요긴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부채비율이 160%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배당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은 2년 연속 4000억원에 육박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앞으로 사업방향을 정비하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한편 이에 맞춰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강화해야 하는 단계"라며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박상현 신임 CFO가 그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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