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1분기 1조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에쓰오일이 빠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영업적자 폭을 크게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차입금을 줄이며 재무개선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이 계획 중인 7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투자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24일 에쓰오일은 올 2분기 매출액 3조4518억원, 영업손실 16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44.8%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81.5% 줄어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실적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너스 유가로 1조원 손실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해 영업적자 폭을 8400억원이나 개선했다. 흑자로 돌아서진 못했지만 1분기 1조원 손실의 상당부분을 회복한 셈이다.

사업별로는 정유부문의 개선이 돋보였다. 올 2분기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은 3587억원으로 전분기 1조1900억원과 비교해 8300억원가량 손실 규모가 줄어들었다. 석유화학 부문은 665억원에서 911억원으로 246억원 이익이 증가했으며, 윤활기유 부문 이익은 1162억원에서 1033억원으로 129억원 소폭 줄었다.


에쓰오일은 실적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공했다. 1분기 말 715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5854억원으로 18% 개선됐고,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128%에서 105.9%로 22.1% 포인트 떨어졌다. 동시에 보유 현금을 1552억원에서 2513억원으로 늘리며 유동성도 확보했다.

이러한 실적 및 재무구조의 빠른 회복은 에쓰오일이 향후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에쓰오일은 대주주인 아람코와 2024년까지 7조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올 1분기 최악의 적자를 겪으며 투자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에쓰오일이 검토 중인 투자는 '2단계 투자 프로젝트'로 불린다. 부생가스를 원료로 사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추가적인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 시설 구축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아람코가 독자 개발한 TC2C(원유→석유화학물 전환) 기술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단계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년간 5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생산설비를 구축했고 해당 설비들은 현재 가동 중에 있다.

다만 에쓰오일은 아직 섣불리 2단계 프로젝트 투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몇 년간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태기 때문이다. 당초 2021년에 최종 투자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현재 이마저도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21년 최종 투자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당시 예상이었다"며 "현재는 코로나19로 이동 및 회의가 원활하지 못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