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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하우스 성장 밑거름 톡톡, 장학성 한투파 PE본부장펀딩·투자·엑시트 전천후 활약, 산업군 아우르는 팔방미인

노아름 기자공개 2020-07-29 07:52:3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COVID-19)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한국투자파트너스 사모투자(PE)본부는 올 상반기에만 여러 건의 투자를 성사시키며 인수·합병(M&A)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신규 투자 이외에도 자금조달(펀딩) 또한 성공적으로 마쳤다.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최근 마무리해 실탄 또한 넉넉히 장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가 두각을 나타낸데 에는 장학성 PE본부장(사진)의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장 본부장이 PE본부 결성 시점부터 함께 한 박지웅 수석팀장, 박상준 이사 등과 의기투합한 결과 트랙레코드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성장 스토리: 딜 자문 회계사에서 PE 안착까지

장 본부장은 회계법인 삼일PwC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가을부터 삼일PwC 감사본부에서 업무를 익힌 뒤 딜 자문업무를 담당하는 FAS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사모투자(PE) 세계에 발을 들인 건 2008년 여름이다. 당시 맥쿼리인터내셔널리미티드 서울지점에 입사해 펀드 사후관리(Asset Management)를 맡았다.

삼일PwC와 맥쿼리를 거치며 담금질을 마친 장 본부장은 유진자산운용 PEF 본부로 이직하며 본격적으로 투자업무에 뛰어들었다. 특히 2011년에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딜을 경험했다.

당시 장 본부장은 파키스탄대우고속버스 지분 100%를 630억원에 인수하는 딜의 현장실사 등에 참여했다. 파키스탄대우고속버스는 1998년 12월 옛 대우그룹이 파키스탄 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설립한 여객운송회사다. 대우가 도산하면서 2004년 삼미에 인수됐으며 이후 도미누스가 파키스탄 전략적투자자(SI)인 아시아팍과 함께 파키스탄대우고속버스를 인수했다.

M&A 업계에 몸 담은 10여년 동안 장 본부장은 각각의 장점이 명확한 하우스에서 여러 딜을 함께했다. 이 경험은 장 본부장에게도 자양분이었다. 현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산업군을 막론하고 그로쓰 캐피탈(Growth Capital)과 주요 지분(Significant Minority) 투자에 활발히 나설 수 있는 이유는 투자업계서 잔뼈가 굵은 장 본부장이 PE본부 지휘봉을 쥐고 있는 덕택으로 보인다.


◇투자 스타일·철학: 다양한 기회 모색, 안정성에도 방점

장 본부장은 M&A 업계에 자리 잡기까지 무엇보다도 다양한 투자기회 발굴(Deal Sourcing)과 더불어 투자기회 창출(Deal Creation)에 주력해왔다고 강조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기업은 제약·바이오에서부터 금융, 그리고 유통·식음료(F&B)에 이르기까지 산업군이 다채롭다. 선후배들과 함께 딜 파이프라인을 여러군데 확보해둔 노력이 실제 투자로 이어졌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이러한 투자 스타일이 반영된 운용사의 최근 투자처는 △에스엠랩 △오아시스마켓 등이 꼽힌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작년과 올 상반기에 걸쳐 양극재 개발업체 에스엠랩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15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보통주 전환시 지분율은 약 13% 상당이다. 이외에도 최근 신선식품 판매·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이 발행한 전환사채(CB) 126억원을 인수하기도 했다.

장 본부장은 두 곳의 기업 모두 PE본부 내 가장 젊은 운용역들이 주도적으로 딜을 소싱했던 점을 강조한다. 수직적 분위기에서 주로 윗사람이 가져 온 딜을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찍어내리는 일부 하우스들과는 달리 딜 소싱과 집행에 있어서도 양방향 의견 교류가 이루어지는 문화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쟁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다.

이처럼 하우스 내 운용역이 조화롭게 투자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장 본부장의 확고한 투자기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 본부장은 가늠자 역할을 하는 기준점 몇가지를 세워두고 투자 결정시 이를 중심으로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 대상에 관해서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거나, 업계 3위권 이내의 시장 점유율 또는 차별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독과점 산업군이 아닌 한 기존에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회사가 향후에도 경쟁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 본부장은 "현금창출력 지표와 시장 내 입지, 경쟁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며 "이는 출자자(LP)의 안정적 이익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 '닭가슴살' 대표 브랜드 와이즈유엑스글로벌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의 운용자산(AUM) 총액은 약 6000억원으로 발돋움했다. 이동수단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신발도매업체 씨엔케이무역,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에스엔텍 등 PE본부의 손길을 거쳐 투자 성사된 기업의 숫자를 한 손으로 꼽기 어렵다.

다만 그 중에서도 장 본부장의 첫 바이아웃(buyout) 딜인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의미가 남다르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과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아임웰'을 보유한 회사로,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크레디언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했다.

포트폴리오기업 편입 이후에도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오고 있다는 게 운용사 측 설명이다.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문화가 자리잡은 덕택에 맛과 효능 '두마리 토끼'를 잡은 아임닭·아임웰에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임닭은 국내 최초로 화학 첨가물을 배제하고 천연재료만 사용한 프리미엄 닭가슴살 브랜드로 시장 내 톱티어(Top-tier)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임웰은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확장해 소비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태다. 유명 연예인을 기용해 광고마케팅에 힘을 싣자 온라인에서 높은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확보했다.

두 공동 운용사(co-GP)는 인수후통합(PMI) 작업에도 공 들이고 있다. 타 F&B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하는 데 노력하는 한편,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도모로 소비자 반응을 세심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장 본부장이 각별하게 챙기는 포트폴리오로 익히 알려져 있다.


◇트랙레코드 2: DNA 백신 개발사 '이노비오'

이외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역량이 집대성된 투자 중에서는 DNA 백신 개발업체 이노비오(Inovio Pharmaceuticals)가 꼽힌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레이크브릿지에쿼티파트너스 등과 지난해 투자한 DNA 백신 개발업체 이노비오는 엑시트 성과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이노비오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플리머스 미팅에 본사를 둔 DNA 백신 개발 업체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관련 DNA백신과 전염병 백신 등으로 파이프라인이 나뉜다. HPV 백신 중 자궁경부암 치료제(VGX-3100)는 미국 FDA에 임상 3상 승인을 받았으며 2017년 6월부터 3상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DNA 백신(INO-4800)의 국내 임상시험은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DNA 백신 임상 1상은 미국에서도 개시된 상태다.

장 본부장은 이노비오 투자 건을 PE 투자와 벤처캐피탈(VC)의 산업 전문성이 접목된 대표적인 딜로 평가한다. 이노비오가 발행한 CB 매입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15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투자결정에 이르기까지 운용역 및 전문가 등과 의견교환을 활발히 이어온 결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우량기업에 베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PE 하우스 내에서 제약·바이오 분야의 네트워킹 여력과 업황 이해도 등 종합적 역량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외부 기관의 도움 없이도 VC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수준 높은 검토와 의사결정이 가능한 차별적 경쟁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합리성·친화력 두각, 인연 꾸준히 이어가

VC 못지않게 PE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기까지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거센 풍랑을 넘어왔다.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가 펀딩·투자·회수 삼박자를 갖추고 순항하게 된 배경에는 장 본부장의 존재감이 자리했기 때문이라는 관전평도 나온다.

가까이에서 장 본부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이찬우 대표는 "진중한 성격으로 투자 건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관계에서도 특유의 성품이 드러나는데 한 번 맺은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삼일PwC에서 함께 일했던 회계사 역시 "장 본부장에겐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특유의 친화력이 있다"며 "PE를 이끄는 이들은 기업 창업자나 금융기관 담당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장 본부장은 상대방의 부담감을 낮추는 대단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 투자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장 본부장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여타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업해 클럽딜 형태 투자에 나서는데 조력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큐리어스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과 함께 2017년 이랜드리테일에 투자했다. 해당 투자 건은 지난해 내부수익률(IRR) 22%를 기록하며 엑시트해 투자금회수 성과도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올해 IBK기업은행PE와 손잡고 범한산업이 수소·2차전지를 분할해 설립한 범한퓨얼셀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계획: 안정적 펀드 운용·기존 투자 회수에 주력

한편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는 신규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 운용 등이라는 과제를 갖고 있다. 이에따라 PE본부를 이끄는 장 본부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장 본부장은 최근 18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신규 블라인드 펀드(한국투자혁신성장스케일업) 드라이파우더 소진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4월 KDB산업은행-성장금융 그로쓰캡 부문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펀드레이징을 지속해왔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2년 PE사업을 본격화한 이래 누적 결성액 기준 1조1000억원 이상의 PEF를 조성해 온 운용사다. 앞서 PE부문에서 3개의 블라인드 펀드와 3개의 프로젝트 펀드를 운용 중이었다. 이번 블라인드 펀드 결성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PE본부 AUM 총액은 약 6000억원으로 발돋움 한다.

이외에도 기존 포트폴리오의 투자금 회수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하우스 내 VC그룹과의 협력으로 2018년 200억원을 투자한 제네릭 점안제 제조사 삼천당제약을 비롯해 2017년과 지난해에 각각 시리즈 A·B단계 투자에 나선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 파운트 등에 대한 엑시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주가 추이 혹은 실적 변동 등을 관측하면서 투자금 회수 방안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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