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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업 온실가스 점검]에쓰오일, 올해 100억대 배출부채 인식 전망배출량 정유사 중 1위, 이월분 활용 환경비용 절감...3기 재무부담 커져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31 10:14:56

[편집자주]

내년 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3차 시행기간에 들어간다. 정책 방향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수록 더 많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유화업계는 제도 시행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더벨은 배출권 거래제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중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체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총 954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정유 4사의 평균보다 156만톤을 더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에쓰오일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을 덜한 건 아니다. 온실가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평균에 비해 많은 건 설비 또는 생산기술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에는 적잖은 비용이 수반된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만큼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에 '징벌적 성격'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연 300만톤 초과 배출, 재무적 부담 낮았던 이유

에쓰오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954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배출량은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간 평균 배출량은 791만톤이었는데, 163만톤 증가했다.

생산실적은 평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유부문은 98.3%의 가동률을, 윤활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은 각각 96.3%, 89.5%의 가동률을 보였다. 잔사유 탈황·분해 설비가 2018년 말 상업가동을 시작하면서 220만톤의 온실가스가 추가로 배출됐다. 이로 인해 총배출량이 증가했다.


에쓰오일이 지난 3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온실가스 무상할당량은 평균 556만톤이다. 지난해 초과 배출량은 398만톤, 2017년과 2018년은 165만톤, 351만톤으로 집계됐다.무상할당량을 초과해 배출한 온실가스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에쓰오일이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해 지불해야 할 비용은 현재까지 없다. 지난 3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배출부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회계원칙에 따라 초과배출에 따른 배출권 구입 비용을 재무상태표의 '배출부채' 항목에 반영한다.

이유는 정유업의 특성을 감안해 배출권 할당방식에 '인센티브'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현행 탄소배출권 할당 방식은 과거배출량 할당(GP)과 벤치마크 할당(BM) 방식이 있다. GP 방식은 과거 배출량을 기준으로 무상할당량을 결정한다. BM 방식은 제품과 산업군에 따라 배출성과를 고려해 무상할당량을 배정한다.

그런데 정유업은 수소 제조공정과 촉매재생 공정배출, CWB(공정이 달라 온실가스 책정이 어려운 경우) 공정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전 공정을 대상으로 할 경우 배출부채 증가로 인한 기름값 인상과 소비자 피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일부 공정에서 배출량을 미포함되면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736만톤의 무상할당량(당해 무상할당량 531만톤 + 이월분 205만톤)을 보유했다. 당해 954만톤을 배출했는데, 실제 배출량으로 잡힌 건 644만톤이었다. 약 89만톤의 여유분이 생겼고, 이월가능한 배출권 규모는 32만톤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정부가 제공한 무상할당량은 이월이 가능하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 초과분에 대해 배출부채를 쌓지 않은 것이다.

◇에쓰오일, 온실가스 무상할당량 규모에 촉각

온실가스로 인한 배출부채는 계획기간 내에 정산해야 한다. 2차 계획기간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다. 기업들은 지난 3년 간 쌓은 배출부채에 대해 올해 정산해야한다. 지난해까지 이월분을 무상할당량에 더했는데, 올해에는 이월분도 규모가 줄어 배출부채를 불가피하게 쌓을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현재 이월분이 30만톤 가량 남았다. 올해 무상할당량을 합하면 563만톤이다. 지난 2년 간 평균 635만톤을 배출한 점을 볼 때 올해 약 70만톤을 초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또는 여타 기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시가에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28일 기준 탄소배출권 톤당 종가는 2만1700원이다. 올해 70만톤을 초과배출할 것으로 예상하면 약 150억원의 비용지출이 예상된다.

내년 '탄소배출권거래재 3차 계획기간(2021~2025년)'이 시행되면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기업의 '살림살이'는 보다 팍팍해질 전망이다. 3차 계획기간 동안 정부는 무상할당량의 규모를 줄이고, 한국거래소 등을 통한 배출권 거래제를 활성화한다. 올해까지 초과배출이 없던 기업들 대규모가 내년부터 초과배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BM 방식으로 무상할당량을 받는다. 잔사유 설비가 더해지면서 온실가스 총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전 공정에 에너지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고,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를 제외한 공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42만톤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열사용량을 줄여 연 5만톤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했다. 이외에도 KD파워텍과 폐열발전 사업을 통해 연 6만1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점도 성과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저감 노력 등을 종합해 올해 말 3차 계획기간 동안 지급할 무상할당량을 배정한다. 에쓰오일의 기대 만큼 무상할당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매년 적잖은 비용을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데 쓸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가 구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산 원유는 정제 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최저"라며 "기후변화가 경영환경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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