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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PG사업 추가 토스, 핀테크 유니콘 날개달았다 수의계약 제의 비바리퍼블리카 품으로…일정연기 등 우여곡절도

최익환 기자공개 2020-08-05 08:06:4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일 LG유플러스가 1년 반만에 전자결제사업부의 매각을 완료했다. LG그룹의 비핵심사업 정리 기조와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이번 거래는 케이에스넷과 제이티넷 등의 결제업 매물에 대한 시장 관심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당초 내부적으로 사업부 매각을 결정하고도 매물화 자체를 부인하던 LG유플러스는 원매자들의 접근이 지속되자 M&A 작업을 본격화했다. 수의계약을 논의하던 비바리퍼블리카는 물론 결제업계 선두권에 위치한 나이스그룹과 미국의 비자(VISA) 등이 인수전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만 거래 일정이 지속적으로 연기되고 거래종결마저 코로나19 영향으로 늦어지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출범시켰다. 결제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향후 핀테크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그러나 네이버 등 대형 고객의 이탈과 경쟁자들의 부상은 향후 토스페이먼츠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 수의계약 불발후 호의적 반응에 공개매각 결정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사업부를 매각 대상에 올린 것은 2018년 말이었다. 가장 큰 고객이었던 네이버가 자체 결제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시장에 선보이며 이탈했고, 시장 선두 사업자인 KG이니시스와 NHN KCP에 밀려 3위권에 머무는 등 시장 지위가 다소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의 비핵심사업 정리기조가 화두로 떠오르자 LG유플러스 경영진은 그룹 수뇌부에 전자결제사업부를 매각 대상으로 보고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때마침 수익성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던 비바리퍼블리카가 LG유플러스에 접근한 것 역시 매물화의 이유로 작용했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면 최소 연 4000억원의 매출과 300억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그러나 3000억원대 중후반을 제시한 비바리퍼블리카의 제안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LG유플러스는 시장에 전자결제사업부를 공개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매각주관사 선정 등의 준비 작업은 물밑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된 보도에도 매각 추진 사실을 부인하던 LG유플러스는 5월 중순 딜로이트안진과 법무법인 광장 등 자문사를 섭외해 매각자문단을 구성했다. 보도를 접한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물론 전략적투자자(SI)들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인수의사를 전달해옴에 따라 공개매각이 결정된 것이다.

매각작업에 자신감이 붙은 LG유플러스와 매각자문사는 총 30여곳이 넘는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TM)를 배포했다. 결제업 경쟁사로 꼽히는 △나이스그룹 △NHN KCP △KG이니시스는 물론 해외 SI인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도 TM을 수령했다. 글로벌 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맥쿼리PE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관심을 보였다. 전산분리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과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매자들의 관심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비자카드 등 해외 원매자도 인수전 참여…흥행 성공 불구 일정은 지연

8월이 되어서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비바리퍼블리카 △나이스페이먼츠 △IMM프라이빗에쿼티 △비자(VISA) 등 원매자 다섯 곳이 응찰했다. 이들은 모두 정합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지만 매도자 LG유플러스는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에 보다 세밀한 기준을 적용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게는 일정 운용자산(AUM) 이상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했고,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도 금융 관련업 영위 경험을 따졌다. 전자결제업을 필요로 하는 원매자만 걸러내 거래 종결성을 높이고, 사업확장을 노리는 동종업체들을 끌어들여 매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사업에 진정성을 갖춘 원매자만이 LG유플러스가 원하는 4000억원의 가격을 충족할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결국 비바리퍼블리카와 나이스페이먼츠가 숏리스트에 선정됐지만 동종업 매물로 등장한 케이에스넷 때문에 매도자 측은 가슴을 졸여야했다. 당시 케이에스넷은 수익성 등 재무적 지표가 전자결제사업부에 비해 뛰어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스그룹은 결국 케이에스넷과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동시에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입찰 일정이 9월 20일에서 27일로 연기된 것 역시 나이스그룹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지만, 결국 본입찰에 응찰한 원매자는 비바리퍼블리카 뿐이었다. 나이스그룹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와 케이에스넷 인수를 동시에 추진했으나 결국 모두 인수를 중도에 포기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제시한 인수금액은 3000억원대 중후반으로, 매도자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1개월의 시간을 소비하며 가격 인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로부터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까지 걸린 시간은 3개월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인수가액은 3650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매도 희망가로 제시한 4000억원에는 다소 못미쳤다. 숏리스트에서 유력 PEF 운용사인 IMM PE 등을 배제하고 자금력을 가진 SI 비자 등이 인수전 막판까지 경쟁을 펼쳤을 경우엔 추가적인 매각가 상승도 노려봄직 했다는 지적이다.

◇펀딩 난항·코로나19 등 우여곡절 끝 거래종결…인수후 과제도 남아

인수자 비바리퍼블리카의 자금모집은 상당한 난항을 겪어야했다. 삼성증권으로부터 인수대금 4000억원 한도의 인수금융 출자확약서(LOC)를 발급받았지만, 자체 현금이 부족해 인수를 위해선 FI 초청과 자체적인 투자유치 작업이 필요했다. 올해 초부터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자결제사업부 인수를 위해 PEF 운용사들을 수소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오고갔다.

인수 파트너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LB PE가 나선 것은 지난 3월이었다. 이들 FI는 풋옵션을 부여받고 비바리퍼블리카는 콜옵션을 부여받는 조건으로 거래에 참여하게 됐다. 비바리퍼블리카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분할 신설회사 토스페이먼츠의 우선주 1000억원 상당을 발행해 이들 FI로부터 각각 500억원씩의 투자를 SPC에 받는 구조다.


자체 블라인드 펀드로 50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프리미어파트너스와는 달리 프로젝트 펀드를 모아야하는 LB PE에 대한 출자자(LP)들의 자금집행이 코로나19로 다소 지연되면서 거래 종결일은 점차 미뤄졌다. 여기에 전자결제사업부가 위치한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거래종결은 8월로 최종 연기됐다.

3일 거래가 종결되면서 매각작업이 완료됐다. 숏리스트 원매자의 이탈과 일정 지연,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펀딩 난항과 종결 지연까지 이번 거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매물화 결정 이후 꼬박 1년 반만에야 거래가 마무리됐다.

전자결제사업부의 분할 신설회사 토스페이먼츠를 인수한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서비스 ‘토스’와의 연계성 확보에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카드와 인터넷은행·보험·증권 등에서 결제업과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통합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네이버 등 대형고객의 이탈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결제업에 진출한 비바리퍼블리카의 과제다. 매년 1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가져다주던 네이버 이외에도 다른 대형 고객사들이 자체 결제서비스를 론칭하거나 타사로 이탈할 경우엔 인수의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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