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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성숙기'에 접어든 한화 방산 왕국분산탄 사업 물적 분할…계열사 증식·활발한 사업 양도 역사 '조명'

박기수 기자공개 2020-08-04 14:02:1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16: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사업형 지주사 ㈜한화가 또 한 번의 '계열사 증식'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분산탄 사업이다. 2014년 삼성그룹과의 '방산 빅 딜' 이후 한화그룹의 방산 왕국 건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달 30일 ㈜한화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방산부문의 분산탄 사업을 물적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분할 신설회사의 사명은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다.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는 ㈜한화의 독립 법인으로 분할 사업에 특화된 자체 생산 역량을 갖추고 책임경영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 왼쪽부터)

분산탄은 파편 또는 자탄을 탄에 탑재해 이른 흩뿌리는 방식으로 밀집 지역의 적을 공격하는 탄이다. 넓은 지역을 초토화시키기 때문에 민간인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 비윤리 논란이 거셌던 무기다. 2010년 국제연합(UN)은 분산탄의 개발 및 사용을 금지하는 '분산탄 금지조약'을 발표했던 바 있다. ㈜한화 역시 2007년 분산탄 생산을 이유로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으로부터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 역사가 있다.

이번 물적 분할로 한화는 "글로벌 안전환경기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후 매각 가능성 등 여부에 관해서 ㈜한화 관계자는 분할만으로 글로벌 기준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어느 정도 기대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화그룹의 방산 왕국은 글로벌 기준 부합을 위해 노력할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분산탄 사업의 분할은 앞서 언급된 이유도 있겠지만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가 지난 몇 년간 행했던 패턴의 연속선상에 있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지주사에서 영위하고 있던 사업을 자회사로 이관하는 것이다.

◇삼성 빅딜, 왕국 건설의 시작

한화그룹의 모태는 화약 사업이다. 원래 한화그룹은 ㈜한화에서 산업용 화약 사업과 산업기계, 공작기계, 항공기 부품을 만드는 기계사업만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화그룹 방산 사업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 일어난다. 2014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전격 인수한 것이었다.

2014년 말까지만 해도 ㈜한화 외에는 방산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없었던 한화그룹은 1년 후에 ㈜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라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가스터빈과 산업용 에너지장비, 자주포, 시큐리티(CCTV 등) 등 전반적인 방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었다.

한화탈레스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탈레스(Thales)와의 합작사였다. 2000년 합작방산업체 매매 및 업체지정에 관한 정부승인을 획득한 뒤,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등 각종 군사장비를 제조하는 곳이었다.


이어 한화그룹은 공격적으로 방산 왕국 건설을 시작했다. 제공권 무기와 엔진은 한화테크윈 인수로 어느정도 해결됐지만, 지상 무기체계 부재에 갈증을 느꼈다. 이때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산부문이었다가 물적 분할돼 별도 법인이 됐던 '두산DST'가 시장에 나왔다. 삼성 방산을 품은 한화는 한화테크윈을 통해 두산DST도 과감히 인수했다. 이후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변경했다.

이어 프랑스 탈레스가 보유 중인 한화탈레스 지분 50%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며 한화테크윈은 한화탈레스의 잔여 지분 50%를 추가 인수했다. 그리고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변경했다.

㈜한화 외에는 다른 회사가 없었던 한화 방산 왕국은 어느새 ㈜한화→한화테크윈→한화디펜스·한화시스템이라는 골격을 완성했다. 한화디펜스 인수 이후 한화그룹 방산 왕국의 매출 규모는 연간 4조원으로 훌쩍 성장했다.


◇물적 분할 후 물적 분할, '한화'식 방산 왕국으로

골격을 완성한 한화 방산은 2017년부터 효율화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인수한 회사들을 '한화' 식으로 개편한 셈이었다. 시작은 방산 사업을 총망라하던 한화테크윈을 사업 별로 쪼개는 것이었다.

2017년 한화테크윈은 다수의 물적 분할을 단행한다. K9자주포, 지상무기체계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지상방산', 에너지 장비를 생산하는 '한화파워시스템', 산업용장비를 생산하는 '한화정밀기계'가 탄생했다. 그리고 한화디펜스는 새로 태어난 한화지상방산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로써 한화테크윈에는 항공엔진 부품과 시큐리티 사업만이 남게 됐다.


2018년에도 사업 개편이 계속된다. 우선 두 가지 사업(항공엔진·시큐리티)을 동시에 하던 한화테크윈이 시큐리티 사업을 한 번더 물적 분할했다. 동시에 한화테크윈은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물적 분할된 시큐리티 사업 부문은 '한화테크윈'이 됐다. ㈜한화 밑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산 부문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방산·파워시스템·정밀기계·테크윈·시스템을 품는 구도였다.

또 그룹 차원의 이슈도 있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합병을 추진했던 것. 그룹내 시스템통합(SI) 업체였던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였다. 동시에 한화시스템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또 2018년에는 지주사의 주요 사업을 자회사로 이관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항공기 부품 사업을 넘겼고, 손자회사 한화정밀기계에 공작기계사업을 넘겼다.


이후 2017년 한화테크윈 물적 분할 당시 한화지상방산 산하로 편입됐던 한화디펜스가 한화지상방산과 합병됐다. 합병 법인의 사명은 '한화디펜스'가 됐다.

방산 왕국 건설의 복잡했던 과정은 어느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한화 산하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밑에 한화디펜스·파워시스템·정밀기계·테크윈·시스템이 있다.

이번 분산탄 사업 역시 사실 관계만 따져보면 사업 이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해 물적 분할을 단행한 후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를 매각할 것이라는 예측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적 분할만 단행했을 뿐 여전히 한화그룹 내에서 분산탄 사업을 영위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라면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방산 부문 쪽에서 또 한 번의 진화를 위해 인수·합병(M&A) 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특히 현재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군함(특수선) 건조 업체 한진중공업과의 연결 고리가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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